원장과 급식업체대표 공모 식재료비 최고 320% 부풀려

빼돌린 28억원의 90% 유치원 원장 등에 뒷돈으로 제공

울산지역 유치원 7곳과 어린이집 3곳의 원장이 급식업체 대표와 공모해 식재료 대금을 부풀리고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적발됐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1부(심재철 부장검사)는 식자재 비용을 최대 320%까지 부풀려 그 차액을 유치원·어린이집 원장에게 제공하는 방법으로 28억원을 가로챈 혐의(영유아보육법 위반·사기)로 모 식자재 공급업체 대표 이모(36)씨와 급식비를 부풀리기로 이씨와 공모하고 보육교사 수당, 원복비 등을 허위청구한 혐의(사기)로 모 유치원장 박모(여·57)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이씨와 공모해 뒷돈을 받은 혐의(사기)로 울산지역 유치원·어린이집 원장 10명과 부산지역 유치원·어린이집 원장 14명도 불구속·약식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4년 1월부터 올 5월까지 유치원 등에 공급하는 식자재 대금을 최고 320%까지 부풀려 28억원을 빼돌렸다. 부풀린 식재료비에서 10%를 챙기고 나머지 90%를 공모한 원장들에게 뒷돈으로 챙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법학도였던 이씨는 식품회사에 다닌 경험을 바탕으로 식자재 회사를 설립, 재학 중에 배웠던 법 지식을 활용했다고 한다.

유치원 2곳을 운영하는 박씨는 식자재 대금, 원복비, 보육교사 수당, 특성화 교육비 등을 300%까지 부풀려 학부모들에게 청구하는 방법으로 4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적발된 울산지역 유치원과 어린이집 원장은 납품업체로부터 최소 3100만원에서 최대 6500만원까지 뒷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씨와 공모한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100여곳에 이르는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울산지역도 3~4곳이 더 연루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동부지청 관계자는 “학부모로부터 받은 급식비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 부실한 급식이 나와도 어린이들이 말을 하지 않아 장기간 급식비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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