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수주가뭄’ 누적 수주량 전년比 87% 급감
현대重, 분사 등 노력으로 영업이익 10분기만에 흑자
기술력 확보·고부가가치화·새로운 시장 개척 등 지속

▲ 경상일보 자료사진(본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지난해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조선산업은 올해도 수주가뭄 속 구조조정 바람과 이에 따른 노사갈등으로 험난한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경영합리화 노력과 수익성 높은 선박 수주 등으로 현대중공업이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의 터널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친환경·ICT 융합을 통한 고부가가치화 등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시장개척 노력은 지속됐다.

◇‘수주가뭄’ 지속 ‘효자선종’ 컨선도 ‘0’척

현대중공업의 올해 목표치는 당초 195억달러였으나 극심한 수주가뭄으로 인해 지난달 95억달러로 낮췄다. 연초 대비 절반 이상 낮춘 셈이다. 그러나 10월말 기준 수주 실적은 61억6800만달러(64.9%)에 그쳤다. 수주척수도 11척에 불과했다. 선종별로는 유조선 4척, 가스운반선(LNG·LPG) 3척, 기타 4척 등이다. 해양플랜트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고, 꾸준한 ‘효자 선종’이었던 컨테이너선 조차 전무했다.

현대미포조선(5척)과 현대삼호중공업(8척)을 포함하더라도 총 24척에 불과해 작년 동기대비 7분의 1 수준에 그칠 만큼 심각한 수주난에 시달렸다. 이 같은 수주가뭄으로 현대중공업은 창사이래 처음으로 울산 본사 4도크의 가동을 중단, 용도를 변경했고 군산조선소도 가동 중단 위기를 맞기도 했다.

현대중공업뿐 아니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 모두 수주가뭄에 시달렸고,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의 올해 3분기 누적 수주량은 125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년 동기대비 86.7%나 급감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온 대규모 구조조정과 분사작업 등의 고강도 경영합리화 노력으로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은 10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서는 등 개선됐다. 올해 9월말까지 현대중공업의 매출은 14조994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8.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025억원으로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ICT융합 고부가가치화 중동시장 개척 활발

조선업 장기불황으로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에 이어 경쟁력 강화 일환으로 6개 회사로 나눠 독립경영체제 전환에도 속도를 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조선·해양·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 회사로 분리하는 한편 그룹의 사업 구조를 조선·해양·엔진 부문, 정유·에너지 부문, 전기·전자 부문, 건설장비 부문으로 재편했다.

이런 가운데 기술력 확보와 고부가가치화 노력도 지속됐다. 현대중공업은 인텔을 비롯한 5개 기업·기관과 손잡고 스마트십 생태계 조성을 위한 중소 ICT(정보통신기술) 기업 지원에 나서는 한편 액센츄어사와 함께 기존 스마트십보다 업그레이드된 ‘커넥티드 스마트십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는 등 스마트십과 친환경 에코십 개발에 주력했다. 정부도 선박 고부가가치화와 해양플랜트 기자재 국산화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R&D 지원사업을 활발히 펼쳤다.

이밖에 조선 3사는 중동 시장개척에도 적극 나서 현대중공업이 최근 사우디 국영회사와 합작조선소를 건립키로 한데 이어 이란으로부터는 1조5000억달러 규모의 대형 수주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