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노조, 상급단체 가입 찬반투표 앞두고 내홍

집행부 독려에 현장조직 산별전환 투표 중단 요구

현대중공업 노조의 상급단체(금속노조) 가입을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앞두고 노조 내부에서 “금속노조는 (모든걸 해결해주는)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다”는 등의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대형 조선3사의 동반 가입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국내 조선업이 처한 현안문제를 해결하는게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며 찬반투표 자체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찬반투표를 닷새 앞두고 있는 노조 집행부는 “힘이 커지면 그만큼 영향력이 커지고, 그 힘으로 구조조정 등 노동자의 일방 희생을 막을 수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찬성을 독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 내 현장조직인 ‘현장희망’은 15일자 자체 소식지를 통해 “(현대중공업 노조가 금속노조에 혼자 가입해서) 무엇을 얻겠다는거냐”고 반문하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3사가 동시 가입해야 조선산업 구조조정 분쇄, 고용안정 쟁취 문제 해결 등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장희망은 특히 “금속노조 조합원 10명 중 8명이 자동차 관련 조합원이고, 투쟁도 자동차 중심일 수밖에 없다”며 “조선업종 노조연대가 조직돼 있는 상태에서 조선 3사의 공동가입이 실현돼야 조선산업에 큰 힘이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속노조에 가입하더라도 지금의 투쟁 구조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금속노조나 민주노총이 우리를 위해 직접 싸워줄 것도 아니다”며 “금속노조에 가입하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헛된 환상에서 이제 깨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장희망은 산별전환 투표 중단, 무기한 총파업 및 옥쇄파업, 조선3사 공동가입 추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오는 20일부터 사흘간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금속노조 가입을 위한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인 노조 집행부는 전체 조합원의 과반 투표 참여, 투표자 3분의 2 이상 찬성이라는 가결 조건을 갖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조는 15일자 소식지를 통해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 현실을 타개하는데 금속노조가 큰 힘이 될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13일과 14일 현대중공업 일원에서 출퇴근 선전전을 진행하며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 저지 투쟁에 기업별 노조의 울타리를 넘어 15만 금속노조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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