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홍규 서울산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이를 진료하고 있다.

출생률이 매년 감소하는 가운데 환경오염, 스트레스, 고령 출산으로 인해 저체중아 출생비율도 점차 늘고 있다. 저체중아의 경우 출생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부진을 보일 수도 있고 인지발달 지연으로 학습능력이 또래에 비해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아이의 출생 체중이 적은 것이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따라잡기 성장’을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박홍규 서울산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함께 알아본다.

40주 출생체중 2.8㎏ 이하 저체중아 태아기 영양결핍 주요인
출생 2년 전후 키·체중 미달, 전문가 찾아 정기적 점검 필요
과도한 열량 공급 대사질환 위험…6개월 이상 모유수유 권장

◇대부분 모체에서의 영양겹핍이 원인

저체중아 가운데 의학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아이는 ‘부당경량아’다.

부당경량아는 신생아 100명 중 열번째 미만으로 체중이 적은 경우다. 재태기간 40주로 만삭분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생체중이 2.8㎏이 되지 않는다면 이에 해당된다.

출생시 저체중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박홍규 서울산보람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저체중 출생은 대부분 태아 상태에서의 영양결핍이 원인이 된다. 부적절한 모체 내 환경이 성장을 지연시킨 것이다. 보통 태아는 자라는데 부적절한 환경에 놓이더라도 성장을 하기 위해서 생리적으로 적응을 하게 되는데, 이 적응의 결과가 성장부진을 초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기가 출생 후에 영양이 과다한 환경에 노출된다면 성조숙증, 심혈관계질환, 비만, 인지기능 저하, 신체기능 저하 등의 위험에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박 전문의는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따라잡기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성장과 관련된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이 생기는 위험성이 정상체중으로 태어난 아이들보다 높다. 따라잡기 성장을 하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 사춘기가 일찍 오게 되는 성조숙증이 생기기도 하고, 심혈관계 질환, 당뇨, 고지혈증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대사증후군이 생길 위험도 높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연구에 의하면 저체중아의 경우 인지나 신장, 청력 등의 신체 기능이 감소할 위험이 출생시 정상 체중이었던 아이들에 비해서 높게 나타났다. 그러므로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정기적으로 성장과 발달 상태를 점검해봐야 한다. 특히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이가 자라면서 비만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더 커지기 때문에 지속적인 추적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성장호르몬 치료와 모유수유 권장

저체중으로 출생한 아이들은 대부분 따라잡기 성장을 하게 된다. 따라잡기 성장은 작게 태어난 아이들의 신장과 체중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약 90%의 아이는 생후 2년 전후로 정상 신장과 체중이 된다. 하지만 10% 정도의 아이들은 따라잡기 성장에 성공하지 못하고, 이러한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저신장, 저체중 상태로 남는다.

박 전문의는 “출생 후 2년을 전후로 신장과 체중이 정상범위에 이르지 못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혈액검사를 통해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성장을 방해하는 다른 내분비 질환이 동반되지 않았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따라잡기 성장을 하지 못한 아이들의 저신장 치료는 성장호르몬을 사용한다.

성장호르몬 투여를 3년 이상 꾸준히 하게 되면 대부분 신장이 정상범위로 자라게 되며 치료를 일찍 시작할수록 최종 성인 신장의 증대 효과가 크다. 또 성장호르몬 치료는 신장뿐만 아니라 체질량지수나 골밀도, 지질, 인지능력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출생체중이 정상인 경우에도 모유수유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저체중아의 경우라면 더욱 더 모유수유를 하는 것이 좋다.

박 전문의는 “작게 태어났기 때문에 열량이 더 높은 고열량분유를 먹여서 빨리 몸무게가 늘도록 하는 것이 아이에게 더 좋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결핍된 환경에 적응된 아이에게 과도한 열량을 공급할 경우에는 대사질환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또 부당경량아로 태어난 아이에게 모유수유를 하는 것이 고열량분유나 일반분유를 주는 것 보다 뇌의 발달에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저체중아의 경우에는 최소 6개월 이상 모유수유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고열량분유와 같은 과도한 영양공급은 대사질환의 위험만 증가시키고 아이의 신경발달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 전문의는 “저체중아는 자라는 과정에서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와 같은 대사 질환을 갖게 될 위험이 크다. 그러므로 부모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고, 출생시 부터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대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고, 치료나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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