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울산 학성고등학교 터

▲ 학성고등학교 터는 낙동정맥 본류인 가지산과 영축산을 거쳐 울산의 주산 문수산에서 뻗어내린 삼호산에 연결돼 있다. 형국론적으로 원형을 닮은 넓은 그릇 모양의 소반형(小盤形)으로 판단할 수 있고 그 위에 밝은 황토로 이뤄져 있다.

2017학년도 대입 수능시험 만점자 3명 중 1명이 학성고등학교 3학년 이영래 군이다. 특목고가 아닌 일반고에서 배출된 수능 만점자라는 의미가 크고 학성고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울산 남구 문수로에 있는 학성고의 교훈은 자율·탐구·창의이다. 교목은 소나무, 교화는 동백이며 교기는 육상·축구·카누이다. 1946년 학교법인 설립 이래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적인 민주시민 육성’이라는 교육목표를 통해 2014년 현재 2만337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학성고는 평준화 이전이나 특목고 또는 자립형 사립고가 생겨나기 전까지, 울산의 최고 명문고로 지역 수재들이 모여들었다.

명문고가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열정이 합쳐지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학교를 책임지는 교장의 선도적인 교육철학에 부응한 교사들의 교수능력 그리고 학생들의 향학열이 한뜻이 되어야 한다. 지난여름 이 연재물 취재를 위한 풍수적 환경조사를 위해 학성고를 찾았다. 당시 교내식당 앞 텃밭에서 땀을 흘리면서 작물에 물을 주던 분을 만났다.

학성고 주산은 삼호산으로
주변의 사신사 환포구조가
울타리처럼 호위하고 있어
태조산 문필봉 문수산과
일자 안산의 영향으로
공부로 출세, 공직 진출 많아
운동장 주변의 울타리 숲
더 울창하게 가꾼다면
학의 보금자리 역할 보강

나무그늘에 앉아 그로부터 학성고 교육방법을 설명들을 수 있었다. 과거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교사와 학생의 대화방식에 기초한 자율적 과학탐구 위주 교육, 창의적 학습활동 교육 등 봉사활동으로 얻어지는 체험적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수능 만점자인 이 군은 학교수업과 자율학습에 열심히 참여하고, 평소 독서를 많이 한 것이 수능 만점에 도움이 되었다고 언론을 통해 소감을 밝혔다.

평준화 이전 전국의 명문고는 대체적으로 그 지역 명칭을 가졌다. 그런데 울산에 있는 학성고의 경우는 달라서 이채롭다. 그 이유를 명당이론 관점에서 기운(氣運)이 왜 좋은지와 학성고 터와 학교건물 공간배치에 대해 알아보자.

▲ 재단법인 학성장학회 설립 취지문 표석.

생활공간의 터 기운이 지리적으로 좋으면 거기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건강은 호전되고, 설계된 공간의 기운이 좋으면 긍정적 가치관을 가지게 된다. 그러므로 학교공간에 명당기운이 유지될 경우 재학생이나 졸업생의 사고(思考)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이 풍수정설이다.

학성고 터는 낙동정맥 본류인 가지산과 영축산을 거쳐 울산의 주산 문수산에서 뻗어 내린 삼호산에 연결돼 있다. 삼호산, 은월봉에서 울주군청을 거쳐 학성고에 이르는 지맥을 옥동지맥이라 한다면, 그 끝지점에 평지 같은 경사지에 학교가 있다. 형국론적으로 보이는 터는 원형을 닮은 넓은 그릇 모양으로 소반형(小盤形)으로 판단할 수 있고 그 위에 밝은 황토로 이뤄져 있다.

▲ 대입수능 만점 이영래 학생 축하 현수막.

문수산이나 영취산 정상에서 보이는 학교 혈장은 큰 학이 보금자리를 찾아드는 청학귀소형(靑鶴歸巢形)으로 학의 집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학성고는 학의 기운과 연관 지을 수 있다. 학교 정문을 들어서면 비학상(飛鶴像)의 조형물이 있다. 황토의 금빛이 나는 소반이나 청학의 이미지는 아주 고귀한 인물을 의미한다.

풍수지리 명당론에서 보이는 혈(穴)자리 명당기운은 주변 지형지물로 존재하는 좌청룡·우백호·전 주작·후현무로 표시되는 사신사(四神砂)의 환포구조가 울타리처럼 싸고 있는 그 중심공간에서 만들어진다. 중심공간은 바람이 온화한 장풍국(藏風局)이 되고, 배산임수 지형으로 주변의 물 기운과 어울릴 때 혈자리에는 좋은 에너지 장이 만들어진다.

▲ 학성고는 옥동지맥이 완성되는 자리에 터를 잡고 있고 주변 지형이 잘 호위하고 있어 명당 기운이 유지되기에 충분하다. 사진출처:DAUM 지도 스카이뷰

학성고의 주산은 삼호산이다. 내청룡 맥은 LG하우시스 사택에서 공업탑로터리까지 연결되고, 외청룡 맥은 울산여고와 자생한방병원을 지나 롯데마트에 이어진다. 오른쪽에 있는 백호 맥은 울주군청에서 울산대공원 쪽으로 2~3개의 지맥이 튼실하게 학성고 혈장을 둘러싸고 있다. 특히 신선산으로 이어지는 외백호 지맥은 안산(案山)이 되어 크게 환포하고 있어, 학교혈장으로 명당기운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그 앞으로 명당수인 여천천이 흐른다. 안산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은 혈자리에서 출현할 인물을 예고하는 풍수지리의 인과설(因果說)이다. 특히 태조산 문필봉 문수산과 일자(一字) 안산의 영향으로 공부로 출세하여 공직으로 나가는 졸업생이 많을 것으로 예측이 된다.

풍수지리적 관점에서 혈 앞으로 전개되는 안산을 비롯해 지형지물의 모양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로부터 표출되는 기운이 평가하고자 하는 대상의 미래현실적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학성고에서 보면 명당수(明堂水) 물이 흘러나가는 수구(水口) 쪽에는 등용문을 상징하는 잉어의 연못과 최고의 지혜로 상징되는 연꽃연못이 있다. 이들 연못의 물 기운이 어우러지면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인물의 출현과 통할 수 있을 것이다.

학풍회 고문인 옥상 박춘오 선생은 “조선중기 풍수지리 대가 남사고 선생이 말한 울산의 3대 혈, 한림혈·은월혈·왕생혈 중 왕생혈(王生穴)은 학성고 자리에 해당되지 않겠느냐”고 주장한다. 문수산에서 도심으로 내려오는 중심 맥이 삼호산인데 여기서 이어지는 제일 큰 지맥이 옥동지맥이고 학성고 터를 중심으로 좌우 지맥들이 잘 감싸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평준화 이전 학교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에는 교정에서 문수산·영취산·대운산 전경이 한눈에 다 보여 주변이 아름다웠다고 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울산의 왕생혈 배경은 이렇다. 첫째, 울산 지형은 여성의 생식기 구조를 하고 있다. 둘째, 자궁에 해당되는 태화강대공원의 지형이 아이를 잉태한 태아 형이다. 셋째, 무룡산의 용(龍)은 남성과 왕의 상징이다. 넷째, 왕이 난다는 왕생이 들판이 있었다. 다섯째, 두왕동이 있다.

두왕동은 조선 숙종 46년(1720)에서 순조 10년(1810)까지 두왕당리(豆王堂里)라고 하였다. 울산 지형의 명칭으로 보아 왕이 출현할만한 풍수지리의 사격(砂格) 조건은 준비된 것이 분명하다. 원인은 결과를 만든다고 하였기에 앞으로 큰 뜻을 가지고 준비하고 도전하려는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면 울산이나 학성고 터가 훌륭한 인재를 배출할 준비가 온전하게 되어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면 결과를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 강상구 대왕풍수지리연구소 소장·풍수공학박사

학성고동문회를 통해 알아본 내용에 의하면 고교 평준화 이전에는 한해에 서울대에 진학하는 학생이 100명 이상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전국에서 단일 고등학교로는 판검사와 변호사를 제일 많이 배출하였다 한다. 검찰, 경찰, 의사, 정·재계에도 학성고 졸업생들이 경향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주변에 있는 학성중학교, 울산서여자중학교, 신정고등학교의 지리적 조건도 학성고 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학성고는 필자가 표현하는 옥동지맥이 완성되는 자리에 터를 잡고 있고 주변 지형이 잘 호위하고 있어 명당기운이 유지되기에 충분하다. 바란다면 운동장 주변의 울타리 숲이 울창해진다면 학의 보금자리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되리라 생각된다. 그러면 앞으로도 크고 작은 훌륭한 인재가 더 많이 배출될 것으로 믿는다. 이 학교 1회 졸업생 옥상 박춘오 선생이 바라는 왕생혈의 기운이 작금 학성고에서 일어나 울산과 대한민국을 위해 큰 발복을 이어갈 때가 있기를 기대한다.

강상구 대왕풍수지리연구소 소장·풍수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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