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대출비중 1년새 3배 상승…40·50대는 감소
소득감소·부채부담에 고달픈 청년층

최근 가구주가 20대나 30대인 젊은 가계가 저축은행을 찾아 돈을 빌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은 대표적인 고금리 금융기관이라는 점에서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젊은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가계대출(건수기준)에서 은행 비중이 74.6%로 가장 높았고, 비은행금융기관(13.5%), 보험회사(3.6%), 저축은행(1.6%)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중 저축은행 대출 비중을 가구주의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30세 미만의 가구는 0.7%로 2015년 3월(0.2%)보다 0.5%포인트(p) 올랐다.

30∼39세 가구는 2015년 0.8%에서 올해 2.7%로 1.9%포인트 상승했다.

20·30대 가구에서 저축은행 대출 비중이 1년 사이 3배가 넘는 수준으로 치솟은 것이다.

반면 40·50대 가구에서는 저축은행 대출 비중이 떨어졌다.

가구주가 40∼49세인 가구는 1.7%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하락했고 50∼59세 가구는 0.9%로 0.3%포인트 낮아졌다.

60세 이상 가구의 경우 지난해 1.2%에서 올해 1.4%로 0.2%포인트 높아졌다.

가계금융·복지조사는 전국의 2만가구(금융부문 1만가구, 복지부문 1만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령대별로 저축은행에서 빌린 금액이 발표되지는 않지만 대출 추세는 파악할 수 있다.

20·30대 가구의 저축은행 대출 비중 상승은 부채의 질이 나빠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저소득·저신용 가구들이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을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보면 지난 10월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15.51%로 예금은행(3.08%)의 5배 수준이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축은행 대출 비중이 높아진 것은 고금리를 감수하고서라도 돈을 빌려야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몰린 계층이 늘어났음을 시사한다”며 “젊은층이 취업하지 못했거나 취업이 안정적이지 못한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젊은 가구들은 부진한 소득과 빚 부담 악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지난해 30세 미만 가구의 평균소득은 3천282만원으로 2014년(3천406만원)보다 124만원(3.6%) 줄었다.

이들 가구의 순자산(자산-부채)도 올해 3월 현재 7천157만원으로 1년 사이 216만원(2.9%) 감소했다.

30∼39세의 가구의 경우 지난해 평균 소득이 5천148만원으로 2014년에 비해 73만원(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높은 실업률 등으로 젊은 세대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린 젊은 가구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내외 악재에 큰 충격을 받을 위험이 있다.

조영무 연구위원은 “저축은행 대출은 상당 부분 변동금리로 돼 있다”며 “앞으로 미국의 금리가 추가로 오르거나 금융기관이 가산금리를 올리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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