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다’는 자신감 바탕으로
국가·가정 모두 변화·혁신 통해
지속성장하는 정유년 새해 되길

▲ 김선규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인사이트개발연구원 원장

다사다난 했던 병신년이 지나고 정유년 새해가 됐다. 울산은 과거에는 경제위기가 닥쳐와도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입는 곳이었다. 그러나 요즈음 울산의 기업체들이 유례없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시점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세계 최대 인터넷 장비 업체인 시스코의 죤 챔버스 전 회장은 현재 세계 시장에서 활약하는 기업 가운데 약 40%는 10년 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지 못하면 경쟁업체에 밀려 세계시장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다.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세계 시장에서 선도 기업들의 교체가 빨라지고 있다. 발 빠른 사업 재편으로 변화와 혁신을 꾀하는 기업들은 급부상하고 있으나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도태되고 있다.

GE는 회사의 상징사업이고 현금 확보원이었던 가전 부분과 기타 방송, 영화산업, 금융산업에서 탈피하고 소프트웨어와 에너지 산업을 미래 산업으로 선택했다. 200년 된 세계적 화학회사 듀폰은 대표사업이던 섬유와 화학 사업을 정리하고 종자, 농약, 효소 기업을 인수해 농업생명공학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는 “지금은 배부를 수 있지만 나중에는 지금처럼 못 먹을 수 있다”는 말을 강조하고 있다. 이 말은 현재에 만족해서 더욱 발전된 개념을 따르지 않고 현상 유지 상태로만 진행한다면 앞으로 그 기업의 미래는 희망이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즉 혁신 없이는 안 된다는 말이다.

GE의 전설적인 경영자 잭 웰치는 “내부보다 외부가 더 빠르게 변하고 있으면 끝이 가까워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내부의 변화혁신을 강조한 말이다. 조직이나 개인이나 변화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도태되지 않으려면 먼저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야 하며 바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바른 전략은 깊은 통찰력에서 나온다. 미래의 위기는 무엇 때문에 일어나는지 그리고 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기회는 어디에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다음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CEO에게 가장 필요하다.

또한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적인 자신감이다. 몇몇 사설 경영연구소 및 대학교수들은 ‘3년 후 한국은 없다, 한국은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 ‘한국은 지금 지난 60년 동안 경험하지 못한 위기를 맞고 있다. 리더들의 무지와 무관심 때문에 한국은 잃어버린 20년을 겪고 있는 일본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도래한다.’는 등의 극도의 암울한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예측들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가기는 하나 그렇다고 이와 같이 어두운 전망만 믿고 두려움에 빠져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한국 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최빈국에서 국내총생산 기준으로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이 됐다. 당시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은 한국을 복구하는데 최소 100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그리나 한국은 세계 역사상 유일하게 외침 없이 자력으로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물론 그렇다고 자만하라는 뜻은 아니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지 개인도 기업도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전쟁에서 질 거라고 처음부터 생각하면 그 전쟁은 패할 수밖에 없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의 주된 아이디어는 ‘Yes, we can’이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 어느 때보다 우리에게 필요하다.

변화혁신은 기업에만 필요한 말이 아니다. 정치, 사회, 가정, 개인 모두에게 변화혁신이 필요하다. 세상이 너무나 빠른 속도로 변화하기 때문에 개인도 그에 맞춰 변화하는 사람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은 도태될 수 있다. 필자는 최근의 저서에서 이러한 변화혁신하는 사람들을 ‘CEO사피엔스’라고 불렀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CEO사피엔스가 돼서 쇠락하지 말고 지속 성장하게 되기를 소망한다.

김선규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인사이트개발연구원 원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