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실내풋살장 이명환 대표 

▲ 축구선수 출신인 이명환 대표는 울산시 북구 호계동에서 울산 1호 실내풋살장 ‘머스트해브풋살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100세시대를 살면서 한번쯤은 창업을 생각해보는 시대다. 정년퇴직한 직장인, 평범한 주부,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대학생 등 저마다 독특한 아이템과 사연을 갖고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국세청이 발간한 ‘2016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하루평균 3000명이 창업해 매일 2000명이 사업을 접고 3분의 1인 1000명만 살아남는다. 열악한 창업여건과 경기 속에서도 특이한 발상으로 창업에 뛰어든 울산지역 별별 창업자들을 만나보았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 찾아
실내풋살장 오픈 6개월차
입소문 타고 대관율 70%
유소년·성인 축구 레슨
스포츠 용품 판매도 겸해
실내축구장 만드는 게 꿈

울산 북구 호계동에서 실내풋살장을 운영하는 이명환(32) 대표는 축구선수 출신으로 직장생활을 하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창업에 뛰어들었다. 풋살을 즐기는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지만 울산에서 사시사철 날씨에 상관없이 풋살을 즐길 수 있는 실내경기장은 3~4개 정도로 알려졌다.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 실내풋살장 창업 6개월째를 맞은 ‘머스트해브풋살클럽’ 이명환 대표를 만나봤다.

이명환 대표는 초등학교 때부터 15년 넘게 축구선수 생활을 했다. 8년전 3부리그 실업팀 경주시민구단에서 뛸 때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뒀다. 선수생활을 접고 한때 삼성전자 연구소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그는 동료들이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일하는 모습에 부러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스스로 잘하는 것, 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술, 담배를 하지 않아 잦은 회식 등 일반적인 직장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버거웠고 특히 일에 치여 바쁘게 생활하는 자유롭지 못한 생활이 견디기 어려웠다.

이 대표는 “요즘은 평생직장도 없고 일찍 그만둬야 할 경우도 많아 이왕 할거면 젊었을 때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부모님을 비롯해 주변에서는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는 것에 대해 걱정과 우려가 컸지만, 꿈과 목표가 있었기에 과감히 회사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해 왔던 축구를 스스로가 잘할 수 있는 일이라 판단했다. 축구를 이용해 할 수 있는 창업아이템을 구상하다 실내 풋살장을 떠올렸다. 풋살은 축구와 비슷하지만, 축구와 비교해 적은 인원과 좁은 장소에서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풋살을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실내풋살장을 창업 아이템으로 정하고 바로 사업구상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창업을 위해 1년여간 국내외 사례를 찾아보는 등 준비과정을 거쳤다. 풋살장을 세울 땅을 구하고 터다지기부터 모든 공사과정을 함께해 사업장에 더욱 애착이 생겼다. 공간 활용계획도 직접 짜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구나 조명도 직접 만들거나 설치했다. 지역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실내풋살장은 보기 드물다 보니 창업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문의도 많아졌다.

그는 “혼자 일하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지만 노력한 만큼 성취감을 느낀다”며 “풋살장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쉬는 날 없이 일하고 있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에 만족한다. 무엇보다 운동선수 생활과 직장생활에서 느꼈던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 좋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풋살장 운영을 하면서 유소년, 성인 레슨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 레슨은 스스로가 잘하는 부분(축구)을 아이들과 공유할 수 있어 모든 일이 즐겁고 지루할 틈이 없다고 한다. 또 운영비용을 줄이기 위해 SNS를 활용한 홍보와 더불어 스포츠 의류 등 관련 용품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조금씩 입소문이 나면서 대관율도 점점 늘어 창업 6개월을 넘어선 지금은 평균 70%를 웃돌고 있다.

이 대표는 “내 주변을 포함해 많은 청년 창업가들이 자기 일(사업)을 해 보고 싶어도 스스로의 힘만으로 창업해야 하는 경우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빚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렵게 시작한 창업인 만큼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자는 생각으로 실내축구장을 만드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전했다.

서정혜 수습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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