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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종합
[스토리와 영양]노약자·어린이 겨울 보양음식으로 으뜸(51)쫄깃하고 알큰한 겨울 맛, 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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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1  20: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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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소원은 좋은 사람들과 신선한 제철식품을 푸짐하고 맛있게 나눠먹고 건강한 모습으로 웃고 즐기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겨울철 제철식품인 꼬막이 수온상승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무분별한 인간의 이기심이 생태계를 파괴하다보니 인과응보(因果應報)다.

필수아미노산·단백질·비타민 풍부
타우린은 콜레스테롤 수치 낮추고
열량 낮아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꼬막에 대한 추억은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음식에 대한 맛이 때로는 그리움이 되기도 한다.

1992년 겨울, 두어 달 전남 보성 벌교시장 근처에 살았다. 언니가 임신 중 병원에 입원하게 돼 간병은 친정엄마, 큰조카 보모 임무는 내가 맡게 되었다. 사람냄새, 갯벌냄새 물씬 풍기는 벌교시장은 가게마다 꼬막포대가 쌓여있었고 언제나 활기찼다.

“새댁, 허벌나게 맛있는 꼬막 사가요” “꼬막은 병간호 하시는 분이나 임산부에게도 좋지요?” “두말하면 잔소리지, 겁나게 좋아” 그렇게 꼬막은 시나브로 나에게 와서 심심풀이 영양간식이 되었다.

친정엄마는 이 영양간식 덕분에 힘든 병간호를 거뜬하게 해내셨고 딸은 병원사람들로부터 효녀심청으로 불리게 됐다.

언니는 동생의 심심풀이 꼬막 덕분에 그해 무사히 출산을 하게 되었고 그 조카가 지난해에 초등학교 선생이 되었다.

흔히 사람들은 꼬막하면 벌교를 떠올린다. 찰진 진흙 펄이라는 최적의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란 벌교 꼬막은 2009년 수산물 지리적 표시 전국 1호로 등록되기도 했다.

꼬막은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이 있다. 참꼬막은 양식이 쉽지 않아 대부분이 자연산이고 맛이 좋다.

새꼬막은 양식이 가능하고 참꼬막에 비해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똥꼬막’이라고 해 누군가 조금 섭섭하게 하면 이렇게 내뱉는다. “저것들이 나를 새꼬막 취급을 혀” 가족끼리 웃자고 하는 소리지만 뜨끔할 때가 많다.

예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오른 8진미 중 1품으로 진상됐으며 전라도지방에서는 조상 제사상에 반드시 차려진 음식이 바로 꼬막이다. 벌교에 가면 주먹자랑을 하지 말라고 한다.

아마도 입을 꽉 다문 야무진 영양덩어리 꼬막을 심심풀이로 먹어서가 아닐까. 꼬막에는 필수아미노산,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이 다량 함유돼 있어 노약자, 어린이들의 겨울철 보양식품이다.

또한 철을 함유한 헤모글로빈을 가지고 있어 붉은색을 띠며 철분, 비타민B군이 풍부해 빈혈·현기증 예방에 도움이 되고 철분이 부족하기 쉬운 임산부 건강에도 좋다.

꼬막에 들어있는 타우린 성분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며 베타인(betaine) 성분은 동맥경화 예방에 효과가 있다.

이밖에도 신체면역력을 높이는 핵산이 들어 있고, 100g에 81㎉정도의 저열량 식품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부추와 함께 하면 스태미나를 높이고, 무와 꼬막을 무쳐주면 소화를 촉진하고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 박금옥 개운초등학교 영양교사

또한 마늘 속 알리신(allicin) 성분은 꼬막의 비릿한 향을 약화시켜주고 비타민B1과 결합해 알리티아민(allithiamin)이라는 물질을 생성해 기력회복과 피로회복에 좋으며 미나리와 함께 조리하면 철분 함량을 높이고 피를 맑게 하는 효과가 있다.

‘간간하고 쫄깃쫄깃하고 알큰하고 배릿한 맛’ 소설 ‘태백산맥’을 읽어보면 꼬막이 더 맛있어진다.

추운 겨울날, 가끔 좋아하는 사람들과 벌교에 간다. 지금은 물보다 꼬막 인심이 더 좋았던 시절은 아니지만 벌교 꼬막에는 특별한 그 무엇이 있다.

맛있는 꼬막을 심심풀이 간식 삼아 마음껏 먹을 수 있기를 오늘도 소망한다. 후웁~ 혀를 휙 감고 도는 아릿한 맛 뒤에 천천히 갯벌의 향이 전해진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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