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플랜트 불황 직격탄...경영개선 위해 부지매각
불과 1년새 20여곳 달해...공단 조성 이래 최대치

▲ 조선플랜트업계 경기불황 여파로 울산 온산공단 내 포스코플랜택 2공장 등 공장용지 20여 곳이 매물로 나와있다. 김동수기자

조선과 플랜트업종을 중심으로 한 울산지역 경기불황으로 이들 업종 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공장들이 매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공장 매물이 이렇게 쏟아지는 것은 1974년 온산공단이 조성된 이래 처음으로 심각한 지역 경기불황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11일 찾은 울산 울주군 온산읍 당월리 온산공단 내 플랜트제조업체 포스코플랜텍(옛 성진지오텍) 울산2공장. 공장 입구 출입문은 절반쯤 닫혀 있었고, 내부는 오랫동안 가동을 하지 않은 듯 조용했다. 특히 야드는 텅 빈 채 적막감만이 흘렀다.

포스코플랜텍 울산2공장은 선수·선미, 해양플랜트 설비, Offshore모듈 설비 등을 생산해왔으나, 지난해 초부터 본사의 경영부실과 조선·플랜트 업종 경기불황에 따른 공장매각이 추진되면서 1년 가까이 가동이 중단된 채 방치돼오고 있다. 이 공장은 대지면적만 10만2161㎡에 이른다. 포스코플랜텍은 이 곳과 함께 남구 성암동 용연공단 내 울산1공장(5만1482㎡)의 매각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플랜텍이 경영정상화 및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지난해 2월부터 울산 1·2공장에 대한 매각 절차를 계속 진행하고 있지만 여러 사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도 매각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업체뿐 아니라 온산공단 내 플랜트 및 조선기자재업체들 상당수가 경기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며, 공장을 매물로 내놓거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지역의 중견 조선기자재업체인 Y사와 T사 S사 등도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공장용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연말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최근 사명을 ‘일성하이스코’로 바꾼 중견플랜트기업 (주)일성도 공장부지 3분의 1 가량을 매각하기도 했다.

온산공단 인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온산공단의 공장용지 매물이 지난해부터 20~30개 정도 쏟아졌다. 이처럼 매물이 넘치다 보니 공장용지 가격도 3.3㎡당 120만~140만원으로 2년전 2014년의 150만~160만원보다 최고 25% 내렸다. 하지만 경기가 어려워 팔려고 내놔도 매수자가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1974년 공단 조성 이래 공장 매물이 10개 이상 한꺼번에 나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하지만 매물로 내놓아도 잘 팔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온산국가공단은 울산·미포국가공단과 함께 1970년대 초반 조성됐다. 현재 2050만㎡에 S-OIL 등 정유업체, LS니꼬동제련과 풍산금속 등 비철금속, 선박블록 제조 중견기업과 석유화학 및 해양 플랜트 관련 중소기업 등 301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지난해 11월말 가동률은 87.9%로 2015년말 90.5%보다 떨어졌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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