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음식점업 취업자 5년 연속 증가…프랜차이즈 가맹점도 17만→22만개로 +
자영업자 은행대출 180조, 6년 만에 두배…저축은행 주담대도 1년새 24.7%↑
금융위, 까다로운 대출로 과당경쟁 막는다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퇴직 후 마땅한 노후소득이 없어 자영업에 뛰어들고, 청년 세대들은 대학 졸업 후 갈만한 일자리가 없어 창업으로 승부를 건다.

하지만 특별한 기술이나 아이템 없이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는 망하기가 십상이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빚만 늘어난다. 최근 우리 경제의 자화상이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의 대표적인 업종인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2011년 185만4천명으로 저점을 찍고서 이후 5년 연속 증가 추세다. 지난해에는 227만7천명까지 불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4년부터 줄곧 줄었다가 2011년에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가 은퇴 연령대인 50대 중반에 접어든 시기와 겹친다.

일반인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집계하는 가맹점 수는 2011년 17만개에서 지난해 21만8천여개로 증가했다.

자영업자의 증가 추세는 이 업종의 활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자영업에서 이탈한 수보다 유입된 수가 더 많음을 뜻할 뿐이다.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3천 명이 자영업체를 새로 차리고 매일 2천 명은 사업을 접었다.

실제 통계청의 2015년 자료를 보면 자영업체 5곳 중 1곳은 월 매출이 100만원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영세 사업자가 상당수다.

결국 자영업자들은 하루라도 더 버티기 위해 빚을 늘려가고 있다.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80조4천197억원으로 2010년 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최근 2년간의 증가액이 약 40조원으로 지난 6년간 증가액(약 84조원)의 46.5%를 차지할 정도로 최근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다.

자영업자들이 저축은행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도 지난해 9월 말 현재 3조3천996억원으로 1년 사이 24.7%나 늘었다.

자영업자의 주택담보대출은 기업대출로 분류돼 담보인정비율(LTV) 70%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정부는 최근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규제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자영업자들에게 대출할 때 어디에 어떤 가게를 열려고 하는지를 살펴보도록 자영업자 전용 여신심사 모형을 만들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과밀지역에 가게를 내는 자영업자에게 가산금리를 매기거나 이들의 대출 한도를 조정할 방침이다.

과당 경쟁을 막자는 의도이기는 하지만 가뜩이나 형편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의 목줄을 더 죄는 조치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 “정부의 일자리 창출 대책은 경기를 살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임금근로자였다가 실직한 사람들이 무리하게 자영업으로 흘러들지 않도록 하는 정책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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