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껏 자신에 맞는 작은 목표 세워
목표 달성 위해 차근차근 실행하자
실패해도 실수 거울삼아 도약 계기로

▲ 김용진 한국동서발전(주) 대표이사 사장

새해 벽두에 계획을 세우고 작심삼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이미 작심삼일을 경험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니 매해 작심삼일을 염려하는 책과 칼럼 등 온갖 충고가 빈번히 등장한다. 설날이 되면 어김없이 방영되는 ‘단골 영화’처럼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 위한 조언은 다소 지루하기도 하지만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려 노력하는 누군가에는 꼭 필요한 이야기일 수 있다.

사람들은 얼마나 작심삼일 할까? 존 노크로스 미국 스크랜튼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새해 목표를 세우는 사람들의 33%는 2주 이내, 50%는 6개월 이내 결심을 포기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연초의 목표를 지키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고 말까? 캐나다 토론토대학 심리학자 피터 허먼 교수팀은 ‘헛된 희망 증후군(False-hope syndrome)’이라 하여 실제 능력을 벗어난 비현실적 계획을 세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이유는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목표가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얘기인데 수긍이 가면서도 한편으로 억울한 면도 있다.

우리는 성장기에 어른들로부터 ‘자고로 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는 덕담을 진리로 명심하고 성장해 왔고, 고졸신화 등 각종 ‘신화적 성공스토리’를 보면서 크고 원대한 목표가 미덕인 사회를 살아왔다. 한편 최근에는 ‘수저론’이라 하여 태생시 배경이 중요한 경쟁력이 되는 사회적 현상이 일면서 일종의 ‘흙수저’에게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갖는 목표조차 기회의 불평등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는 사회적 비판도 있다. 또한 경제 불황과 산업형태의 변화는 과거에 이루기 용이했던 목표를 갈수록 어렵게 만들고 있다. 1980년대 대기업 취업이라는 다소 평범한 계획이 2017년에는 원대한 목표가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사회의 탓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은 책임회피로 보인다. 작심의 주체는 자신이고 삼일로 만드는 주체도 바로 자신이기 때문이다. 작심은 새로운 것을 이루어서 혹은 과거의 것을 고쳐서 보다 나은 삶을 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 의지가 삼일만에 끝나지 않기 위해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작게 생각하고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큰 목표에 집착, 나무를 보지 않고 숲만 보려는 오류를 범할 수 있는데 너무 큰 꿈을 꾸다보면 거기에 미치지 못한 자신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또 남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나만의 목표를 설정하자. 남의 눈을 의식해 목표를 ‘크다, 작다’ 혹은 ‘원대하다, 소박하다’의 크기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나에게 적합하고 필요한 목표인가, 내 소신이 담긴 목표인가에 대한 관점으로 고민해야 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을 수립했다면 즉시 실행하자. 실행하지 않고 실패를 운운한다면 그것은 작심이라 할 수 없다. 실행하면 길이 보이고 내가 가야할 방향이 설정된다. 비록 작심삼일이 되었다 해도 실패라 생각하지 말고 목표를 재설정해 실수를 거울삼아 한 단계 더 크게 도약한다는 긍정적인 자세를 갖자. 기업에서 실패사례는 성공만큼 중요한 자산이다. 실패의 자산화는 더 큰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작게 꿈꾸고, 나만의 길을 찾아 체계적으로 실행,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가 작심삼일이 되어간다 해도 좌절하지 말길 바란다. 우리 모두는 큰 꿈을 꾸고 원대한 목표를 가질 자격이 있지만 누구나 원대한 목표를 다 이룰 수 없다는 점도 싫지만 인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2017년 여러분들의 꿈과 목표 모두가 뜻하는 바와 같이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또 간절히 바라본다.

김용진 한국동서발전(주)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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