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터키 이스탄불 나이트클럽에서 총기를 난사해 39명을 살해한 우즈베키스탄 출신 범인이 고도로 훈련된 ‘살인병기’로 드러나면서 중앙아시아 테러 조직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터키 경찰은 전날 검거한 테러범 압둘가디르 마샤리포프(34)가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조직원으로 보고 있다.

마샤리포프는 IS의 새 개척지로 우려를 낳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훈련을 받았으며 터키·아랍·러시아·중국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당국은 그를 상당히 위협적인 테러리스트로 보고 있다.

경찰의 대대적인 추적 속에서 보름 동안이나 도주에 성공한 데다가 은신처에서 9만7천달러(2억3000만원)의 미화, 무기, 무인기 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고도로 훈련된 테러조직원”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AP통신은 마샤리포프는 테러조직에 가담한 혐의로 고국인 우즈베키스탄의 감시명단에도 올라있었다고 보도했다.

그간 유럽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테러를 저지른 괴한들은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출신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가 주를 이뤘다.

그 때문에 중앙아시아 출신으로서 살인병기로 부를 수준의 역량을 갖춘 테러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터키를 넘어 유럽에까지 상당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중앙아시아가 IS 등 극단주의 세력의 새로운 개척지이자 지하디스트 양성소가 되고 있다는 관측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중앙아시아가 무슬림 신자가 많고 산과 사막 등 최적의 훈련장소를 갖춰 테러조직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IS는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등 기존 거점들에서 국제 동맹군들의 격퇴전에 따라 세력을 잃고 있는 상황이라서 이들 지역이 지닌 매력이 클 수밖에 없다.

더타임스는 ‘중국의 화약고’로 불리는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지역을 포함해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IS에 가담한 이들이 최소 2000명에서 최대 400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테러 전문가들은 중앙아시아 출신 조직원들이 조직 내에서도 엘리트 요원으로 명성이 자자하다며 향후 몇 년간 세계에 가장 큰 위협을 제기할 것이라는 전망했다.

특히 중앙아시아 출신 어린이들이 IS의 어린이 부대 격인 ‘칼리파 컵스’에서 군사훈련을 받고 있고, 잔인한 처형 동영상에 종종 얼굴을 내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중앙아시아 출신 요원들의 위협은 이제 현실로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중동 군사문제 전문가인 시어도어 카라식은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현재 IS 주요 전략은 중앙아시아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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