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대사를 중국 연호 중심으로 풀어낸 연구서들이 지난해 6월 중국에서 출간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준형 연세대 동은의학박물관 박사는 이상훈 경북대 박사와 함께 중국 과학출판사가 간행한 <부여역사편년> <고구려역사편년> <백제역사편년>을 분석한 결과, 이들 국가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중국 연호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고 19일 밝혔다.

박준형 박사는 “그간 중국 시각에서 한국사를 기술한 서적은 많이 나왔으나, 중국 연호를 쓰고 삼국사기 대신 중국 사료를 적극적으로 참고해 한국 고대사를 정리한 책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고구려역사편년> <백제역사편년>에서는 649년을 ‘당 태종 정관23년’이라고 큰 글씨로 적고, ‘고구려 보장왕 8년’, ‘백제 의자왕 9년’은 작게 병기했다.

또 <삼국사기>에는 고구려 건국 연도가 기원전 37년으로 기록돼 있으나, <고구려역사편년>에는 중국 사료를 바탕으로 고구려가 기원후 9년에 건국됐다고 쓰여 있다.

이들 책의 표지에는 ‘국가사회과학기금중점항목성과’(國家社會科學基金重点項目成果)라고 표기돼 있고, 편찬을 주도한 인물은 장웨이궁(姜維公) 중국 창춘사범대 교수다.

이에 대해 박준형 박사는 “장웨이궁 교수는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중국 사회과학원이 주도한 동북공정에 참여한 인물이고, 서문에 2002년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수행한 뒤 계속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책을 낸다는 내용이 있다”며 “중국 동북 지역의 고대사를 자국에 편입하려는 의도가 명백히 담겼다”고 주장했다.

이상훈 박사는 “보통 동북공정이라고 하면 대상국이 부여, 고구려, 발해였는데 이번 책에는 발해가 빠지고 백제가 들어갔다”며 “후속 작업으로 신라와 발해 역사를 다룬 책을 출간해 중국 시각으로 한국 고대사 전반을 조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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