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생태관 배양장서 부화한 연어 치어 2천여마리 성장중

5~7㎝까지 자라면 3월께 방류

▲ 울산 태화강생태관에서 수정시킨 연어 알 부화작업이 오는 3월 첫 방류를 앞두고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붉은색 난황을 달고 있는 치어들이 어란부화기 속에서 유영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울산에서 태어나 울산에서 자란 연어가 올해 3월 방류를 앞두고 몸 불리기에 한창이다. 빠르면 2019년 후 순수 울산산 연어를 태화강에서 처음으로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19일 찾은 울산 울주군 범서읍 태화강생태관 배양장에는 2~3㎝ 크기의 연어 치어 2000여 마리가 떼를 이룬 채 수로형 수조 속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울산으로 회귀한 어미 연어에서 채란·수정한 알들이 부화한 것이다.

그동안 울산에는 자체 연어 부화시설이 없어 태화강에서 포획한 연어들을 산 채로 경남 밀양의 민물고기연구센터에 보내 부화시킨 뒤 치어를 받거나, 양양연어사업소에서 제공하는 강원도 남대천산 치어를 방류해 왔다. 즉 그동안 태화강에 방류됐던 연어들은 고향이 울산인 연어들은 아니었던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배양시설을 갖춘 태화강생태관이 문을 열면서 순수 울산산 연어의 공급이 가능해졌다.

태화강생태관에서는 지난해 11월 태화강으로 돌아온 120여 마리의 연어에서 알을 채집해 인공수정시킨 뒤 배양을 시작했다.

태화강생태관에서 배양을 맡고 있는 김나리 해양수산연구사는 “지난해 울산을 덮친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태화강의 생태환경이 달라져 회귀율이 예년의 15%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수정시킨 알들도 기대보다는 적은 편”이라며 “최대한 많은 개체를 부화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배양팀은 수정시킨 알들에서 이물질을 걷어내는 세정작업을 거쳐, 1~2시간 동안 물을 머금어 몸집을 불리는 과정을 마친 뒤 녹차추출물로 만든 약재를 이용해 30분간 약욕까지 시켰다.

이 과정을 거쳐 단련된 수정란들은 서랍 형태의 어란부화기 속에서 척추가 형성되는 4주간의 세포분화기를 거쳐 눈이 형성되는 발안기에 접어들었고, 다시 4주간의 성장을 거쳐 알에서 나와 영양주머니인 붉은 색 난황을 달고 헤엄치고 있다.

지난해 수정시킨 알들 중 일찍 부화 과정을 마친 개체들은 이미 영양분을 모두 흡수해 난황을 뗀 후 수조 속으로 옮겨져 몸집을 키우고 있다. 부화기 속에 있는 2만5000여 마리의 치어들도 앞으로 3~4주가 지나면 완전한 치어의 모습을 갖추고 수조로 이동하게 된다.

배양팀은 치어들에게 태화강의 냄새와 흔적을 기억시키기 위해 생태관 인근에서 끌어올린 지하수를 공급 중이다. 현재 태화강물은 온도가 너무 낮아 부화에 적합하지 않은 만큼 태화강물과 조건이 흡사한 인근 지하수를 이용하는 것이다.

수조 속의 수온은 8℃를 유지하고 있다. 온도가 높을수록 부화가 빨라지는 반면 건강상태는 나빠지기 때문에 배양팀은 성장에 적정한 온도를 유지시키기 위해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김연규 태화강생태관 운영담당은 “채란에서 부화, 방류까지 모든 과정이 울산에서 이뤄지는 것은 처음이다. 몸길이가 5~7㎝까지 자라는 3월 중순에 방류시킬 예정”이라며 “빠르면 2년, 늦어도 4년 후에는 자신이 떠났던 길을 되짚어오는 울산 연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