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수 감소로 출하량 줄어도

청탁금지법에 소비 70% 감소

상인들 “생산기반 잃을까 우려”

꽃 시장의 최대 대목인 졸업철이 도래했지만 경남지역 화훼 농가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가정의 달인 5월과 졸업철에는 특수를 누렸지만 이젠 옛말이 됐기 때문이다.

22일 화훼 공판장을 운영하는 영남화훼원예농협에 따르면 최근 1회 경매(주 3회)에 오르는 꽃 물량은 2만단(한단 10송이)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4만단보다 2만단 가량이 줄어든 수치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화훼 집산지인 경남 김해시 영남화훼공판장 내 경매대 곳곳이 비어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특수가 있는 졸업철을 맞았지만 화훼농가수 감소와 소비 부진, 가격 하락으로 출하량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공판장의 중매인들과 화훼 농가들은 가뜩이나 국내 화훼 시장이 위태로운 데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고사 직전에 놓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며 “올해가 최악인 것 같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영남화훼원예농협 관계자는 “화환 소비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70%나 감소했다”며 “이렇게 가면 국내 화훼 농가는 생산 기반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청탁금지법 시행 후 국화의 경우 가격 때문에 중국산을 수입하거나 재사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결국 이런 악순환이 거듭되면 국내 화훼 시장은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산신도시 한 꽃집 주인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이미 꽃집 상당수가 경제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라졌다”며 “지금 남아있는 가계들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 겨우 연명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갑성기자 g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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