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행보로 21일(현지시간) 중앙정보국(CIA)을 방문,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45대 대통령에 취임하며 천명한 ‘미국 우선주의’로 우리 수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간접 악영향이 우려된다. 최근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활로로 기대받고 있지만, 곳곳에 있는 트럼프발 불안요소 탓에 험로가 예상된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1~20일까지 수출액은 275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221억 달러)보다 25.0% 늘었다. 수출은 한동안 부진했으나 지난해 11월 2.5%, 12월 6.4% 증가해 2014년 10월 이후 26개월 만에 두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비로소 살아나는 듯 보이는 한국의 수출은 거대한 암초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다.

트럼프는 취임사에서 “미국산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며 보호무역주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 세계에 알렸다. 트럼프는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가 실제로 중국을 향해 무역장벽을 쌓으면 중국의 미국 수출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는 한국 수출에 직격탄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보호무역주의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줄어들면,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1.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 1244억달러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수출액이 18억7000만달러 줄어드는 셈이다.

트럼프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과 같은 국제 협정에서 손을 떼겠다고 강조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아 미국 수출길이 막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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