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선행하는 생산자물가, 17개월 만에 최고
국제원자재 가격 강세도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서민들은 별로 흥이 나지 않는다.

소득이 정체된 상황에서 생활과 직결된 물가가 무섭게 뛰고 있고 설 연휴가 끝나도 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생산자물가의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작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00.79로 작년 11월(99.97)보다 0.8%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작년 8월부터 5개월째 오르면서 2015년 7월 이후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더구나 무(177.2%), 배추(103.9%), 냉동오징어(73.3%) 등의 생산자물가는 1년 전보다 대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당분간 농수산물 가격이 고공행진을 할 공산이 크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급등한 계란 가격이 안정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의 경제적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계란 가격은 산란계 부족 등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닭고기 가격은 공급이 줄면서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계란 수입 지원 등 정부의 수급안정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 한은은 계란, 닭고기를 주원료로 하는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이 시차를 두고 소폭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원자재 가격도 국내 소비자물가의 큰 변수다.

한은은 지난 22일 ‘2017년 국제원자재 시장 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원자재 시장 회복에 따라 상승 압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국제유가가 작년보다 높은 배럴당 50달러대 초중반 수준을 나타내고 동,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가격이 상승하면서 국내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이 얼마나 통할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19일 물가관계장관회의 겸 경제현안점검회의를 열고 물가를 구조적으로 안정시키겠다며 농축산물, 석유·통신 시장에 대한 생산·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여건은 정부가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라는 점에서 물가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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