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평양에 정보과학기술대학을 설립·운영키로 합의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이 공동으로 교육시설을 설립한다는 의미와 함께 북한이 정보기술 분야의 인력 양성을 위해 빗장을 풀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남과 북이 공동으로 대학을 설립키로 한 것은 국가 백년대계인 민족교육을 이념과 체제가 다른 남북이 함께 한다는 점에서 또다른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수진과 연구원을 대부분 국내학자와 해외동포 가운데서 선발할 계획이어서 북측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정보기술 분야에서 남북한이 균형적인 기술발전과 교류를 꾀할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평양정보과학기술대는 21세기 국가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인 정보기술 및 생명기술,국제무역 및 실용영어를 교육하여 전문가를 배출하게 될 것이다. 이 대학의 교수진은남한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석학들로 구성될 예정이어서 대학이 설립되면 남한 교수가 북한 학생을 가르치는 진기한 모습을 보게 될 전망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하던 일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월 중국 상하이 방문이후 북한식 개혁·개방 정책을 본격 추진하면서 컴퓨터와 경제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산실로 평양정보대를 설립하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관측을 하게 된다. 북한은 이대학에서 배출된 고급 정보인력을 활용해 벤처기업을 유치하거나 정보기술및 생명기술 산업을 꾸려나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측은 최근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해 장관급 회담을 연기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 등 남북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남북이 공동으로 대학을 설립키로 한것은 분명 또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대학 설립 합의가 무산된 남북 장관급 회담의 재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하더라도 북한이 어느 한 쪽의 빗장을 풀었다는 점에서 설립준비가 차질없이 진행되기를 바란다. 북한의 필요에 의해서라 하더라도 남측 민간단체와의 교류.협력이 꾸준히 계속되고 분야별 교류가 확대될 때 북측의 개방·개혁을 이끌어 내게 될 것이다. 남북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첫 대학으로서 북한의 교육발전과 남북관계 개선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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