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해인사 장경판전이 다시 일반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장경판전은 평소 엄격하게 접근이 통제됐지만 올해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을 앞두고 개방한 것이다.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을 공동 개최하는 경남 합천군과 해인사는 오는 10월 열릴 축전을 계기로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장경판전 마당을 이달부터 개방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장경판전 마당 개방은 2013년 대장경축전 이후 4년 만이다.

2011년 첫 대장경축전 때도 일시 개방한 바 있다.

장경판전은 과거 출입이 자유로웠지만 2008년 숭례문 방화 사건 이후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이 때문에 대장경을 보관중인 내부는 물론이고 수년간 마당조차 외부에 개방되지 않았다.

장경판전 마당으로 통하는 입구인 연화문을 닫아둬 관람객들은 판전의 겉모습조차 제대로 보기 힘든 실정이었다.

합천군과 해인사는 축전 관람객들에게 세계유산을 감상할 기회를 주고, 역사 학습 공간으로도 활용하자는 판단에서 장경판전 마당 개방을 결정했다.

다만, 개방은 하되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때에 따라 관람 인원을 적정 수준으로 제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관람객들은 목재로 된 대장경판을 760년 넘는 세월 동안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해온 장경판전 건물 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

내부 통풍이 원활하도록 설계된 서로 다른 크기의 살창도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경판전 벽면의 아래·위, 건물 앞·뒤 살창은 제각각 다른 크기로 만들어졌다.

군과 해인사는 장경판전 마당 개방이 대장경축전을 향한 관심을 높이고, 행사장을 찾는 관람객들의 발길도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마당 개방 이후 화재 등 불의의 사고에 대비, 관리요원 18명을 3교대로 24시간 배치하고 있다.

군 대장경사업소 측은 “올해 열리는 대장경축전을 계기로 관람객들에게 장경판전을 보다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했다”며 “관람객들 반응과 개방 이후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향후 상시 개방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보 제52호인 장경판전은 조선 전기인 1488년 현재 장소에 건립됐다.

대장경판 보관을 목적으로 지어져 대장경판을 오랜 기간 보존하는 데 필요한 구조를 알맞게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판전 내부에서 여러 차례 크고 작은 보수가 진행됐지만, 여전히 기본 골격을 유지하는데다 목판 보존 기능면에서도 탁월하다고 인정받아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