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축소없이 빠른시일내 착공
세계적 의료도시로 전환점 기대

▲ 윤시철 울산시의회 의장

정유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새날이 열린 만큼 희망을 찾고 희망을 키우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그럼 어디에서 무엇을 찾아야 할까? 울산의 현실을 진단하는 것에서 시작돼야 한다. 울산은 반세기 넘게 산업수도의 영광을 지속해 왔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게 마련이다. 공해와 오염의 도시라는 오명이 그것이고, 또한 산업재해의 도시라는 부끄러운 이름이다. 민관의 지속적인 지도와 점검, 그리고 투자와 노력으로 공해와 오염의 도시라는 오명은 지웠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산업재해의 도시라는 감추고 싶은 이름을 깨끗하게 지우는 것이다.

울산의 산업 특성상 위험물질의 취급이 많고, 작업공정이 위험해 재해발생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산재사고만도 한해 평균 2000~2500건에 이르고 있다.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 노동자의 숫자도 적게는 50여명에서 많게는 100여명에 달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관련 기관에 접수조차 되지 않는 산업재해를 감안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기업들의 안전에 대한 투자 축소와 여전히 낮은 안전 의식이 울산이 산업재해의 도시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무엇보다 산재환자에 대한 치료와 재활을 담당할 의료기관이 턱없이 부족해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희생자도 발생하고 있다. 지금도 산재사고 환자들은 가깝게는 부산, 멀게는 서울까지 원정진료와 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형편이어서 불편과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통원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도 만만치 않은 현실이다.

이 때문에 울산산재모병원 설립은 당연한 요구였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들이 앞 다퉈 공약한 것도 울산산재모병원이었고, 박근혜 대통령도 당선 즉시 울산에 산재모병원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차일피일 미루어지던 울산산재모병원은 지난해 예비타당성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또다시 해를 넘기고 말았다. 또한 당초 계획과 달리 규모와 역할도 축소 내지 조정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울산산재모병원에 대한 기대도 떨어지고 있다.

울산산재모병원은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전세계 산업재해 환자에 대한 임상치료는 물론 의학연구 기능과 바이오메디컬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의 중추로서 복합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울산산재모병원은 당초의 설립 의도와 목적에 충실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연구중심의 울산유니스트와 울산산재모병원이 산학연관의 클러스터를 형성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미 울산산재모병원이 들어설 예정인 유니스트는 울산1만명 게놈프로젝트를 비롯해 게놈기반 진단과 치료기술, 메디컬 영상기술, 3D재생프린팅기술, 스마트메디칼디바이스, 난치병 스마트신약개발 등을 바이오메디칼산업 5대 중점 발전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등의 구조고도화도 중요하지만 언제까지나 주력산업에 매달려 미래먹거리산업 육성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 지금이야말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때다.

그런 점에서, 울산산재모병원은 근시안적인 경제적 비용과 효율성을 따질 것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의 전략에서 접근해야 한다. 안전과 경제 등 더 나은 미래를 내다보는 가치 있는 투자가 바로 울산산재모병원의 정상적인 추진이라는데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치료에서 재활, 그리고 연구와 개발기능이 집적된 울산산재모병원은 울산이 산업수도의 명성을 이어가며 세계적인 의료도시로 나아가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평소 지론이다. 더는 늦춰서도 안되겠지만, 울산산재모병원의 정상화로부터 정유년 새해 더 큰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길 기대하며 그렇게 되도록 우리 시의회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윤시철 울산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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