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세계 3대 교향악단 중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1842년 뉴욕필하모닉소사이어티를 모체로 탄생한 미국 최초의 교향악단이다. 지금이야 미국 각 도시에 세계적인 수준의 오케스트라가 많이 생겨나고 그 실력을 겨루며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지만 1776년 미국 독립 후 70여년만에 미국 최초의 교향악단이 결성되었다는 것은 그 의미가 크다.

미국의 영향력이 모든 분야에서 세계에 미치듯 뉴욕필은 세계의 유명한 작곡가들에게 작품을 위촉해 많은 곡을 초연함으로써 세계 음악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주곡 2번,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등 많은 곡들이 뉴욕필에 의해서 위촉되고 초연돼 유명곡으로 남게 됐다.

지휘자의 명성도 세계적이다. 토스카니니, 말러, 브르노 발터 등 거장 지휘자들이 뉴욕필을 거쳐 갔다. 뉴욕필의 최고 전성기는 1958년부터 10여년간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년)이 상임지휘자로 있을 때라 할 수 있다. 번스타인만의 독창적인 해석과 생동감이 넘치는 연주로 인기를 끌었으며, 후기 낭만주의 곡들을 연주하며 더욱 주가를 높였다. 또한 번스타인은 재즈와 현대음악에 능해서 뮤지컬 웨스트사이드스토리(West side story)를 써 성공을 거둠으로써 클래식과 재즈, 두 음악을 세계 최고로 연주하는 지휘자였다.

번스타인 이후로도 1971년부터 현대음악 작곡가로 유명한 피에르 불레즈가 약 7년동안 지휘를 했고 1978년부터 13년동안 주빈 메타가 지휘했다. 그 이후 1991년 쿠르트 마츠에게 지휘봉이 넘겨졌다가 로린 마젤(1930~)을 거쳐 2007년부터 앨런 길버트(50)가 지휘를 맡고 있다.

뉴욕필의 연주는 이미 세계적 수준의 경지에 올라 언제 어느곳에서나 인기 만점이지만 우리에게 기억되는 특별한 연주는 2008년 로린 마젤의 지휘로 평양을 방문해 아리랑 등 한국 곡을 연주한 일이다. 그러나 요즘, 워낙 인기가 높았던 번스타인이 타계한 후로 뉴욕필의 연주력과 인기도 동반 하락하여 세계 3대 교향악단이란 자리가 위태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 뒤를 바짝 다가선 런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수준 높은 연주력과 인기로 자리바꿈을 꿈꾸고 있다.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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