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권력 대통령제 폐해 예방
야권에 적절한 권력 분산으로
권력견제·국민대통합 이뤄야

▲ 김진규 법무법인 재유 울산대표변호사 변리사

살구꽃이 피는 조용한 동네에 삼형제가 살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먹고 싶은 거 안 먹고 뼈 빠지게 일해서 재산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장남부부는 부모의 17마지기의 논, 5개의 상가, 16마지기의 밭을 자기들만이 경작하고 동생들에게는 조금도 나누어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삼형제는 부모를 요양원에 모셔놓고 4년에 한번 찾아볼 뿐입니다. 장남은 동생들에게 형제간에는 남들 집안처럼 우애가 있어야 하고 제사 때에는 제수씨들이 모두 일찍 와서 제사음식을 준비해달라고 합니다. 자기 자식들은 온갖 고액 과외를 다 시키고 대학을 졸업한 후 결혼시키고 외국 유학까지 보냈습니다. 조카들에게는 형편이 어렵더라도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합니다. 동생들은 명절이나 제사에 참석하지 않은지 오래되었습니다. 제사 때에는 맏며느리는 오지 않는 동서들을 욕하면서도 혼자서 전 부치랴 고기 구우랴 진땀을 흘리기 일쑤입니다.

진달래와 벚꽃이 피는 일명 ‘도그테이블’이라 불리는 이 동네에는 5년 마다 젊은층과 노년층으로 나누어 축구대회가 열립니다. 어떤 때는 40대가 한 팀을 만들어서 3파전이 되기도 합니다. 이 대회의 상금은 17마리의 황소, 5마리의 닭, 16마리의 돼지, 그리고 황금알을 낳는 수백 마리의 거위인데 노년층은 참석률이 좋아서 그런지 경기력이 만만치가 않은 편입니다. 이긴 팀이 상금 모두를 가지는 것이 규칙입니다. 진 팀에게는 무정란 달걀 한 개도 주지 않습니다. 서로 이기기 위해서 선수들은 목숨을 걸 정도이고 거친 몸싸움과 극단적 욕설이 난무하고 관중들은 패싸움을 합니다. 그리고 다음 대회가 있는 5년 동안 상대방의 주전 공격수에게 대해서는 온갖 험담을 합니다. 그리고 송장의 일손까지도 빌린다는 모내기철에도 상대방에게는 품앗이를 해주지 않고 오히려 상대 논에 몰래 물을 빼 버리기 일쑤입니다.

험담하는 5년 동안 황소, 닭, 돼지는 야윌 대로 야위어 있고, 거위는 알을 낳은 적이 없습니다. 어느 시점에는 이상하게도 황소, 닭, 돼지 그리고 거위가 한 쪽 다리를 절뚝거리는 기이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용하다는 수의사를 부르고, 좋다는 약을 다 써보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이 마을에는 1987년 이래 지금까지 풍년이 든 적이 없습니다. 장남은 요즈음 마음이 무겁습니다. 4년에 한 번 찾아뵙는 부모님께서는 동생들과 협력해 농사를 지으면 좋은텐데라고 합니다. 사실 벼농사는 자기가 잘하지만 사과농사나 수박농사는 둘째가 경험이 많아서 더 잘하고, 상가 운영은 셋째가 머리 회전이 빠르기도 해서 더 잘할 수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사과농사나 수박농사는 매년 망치기 일쑤입니다. 외국간 자식들도 지금은 이혼하고 공부도 중단해서 집에 와서 놀고 먹는 상황이라서 부인은 동생들하고 나누어 먹으면 우리 자식들은 뭘 먹고 사느냐고 동생들하고 나누어 먹는 것을 한사코 반대하는 상황입니다.

우리는 단군의 자손으로 단일 민족이고 같은 동네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남녀노소가 모두 찬성하고 전지 전능한 대통령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이번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최소한 법무부장관 내지 검찰총장과 감사원장 만큼은 야당 추천인사로 임명하는 것을 제안해 봅니다. 우리는 건국이래 예외없이 대통령 친인척 비리, 권력형 부정부패, 정치검찰 등의 문제를 겪어 오고 있습니다. 상대에게 칼을 쥐어 주고 잘못이 있다면 과감하게 풀스윙으로 단죄할 기회를 준다면 이런 고질적인 문제들이 해결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진보와 보수의 갈등은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완화되기 보다 더 심해질 것입니다. 혼자 다먹고 다른 사람은 손가락을 빠는 상황에서는 국민대통합은 불가능합니다. 국방, 외교, 통일, 경제관련 부서를 제외한 교육, 문화, 환경 등의 부서는 야당 몫으로 주었으면 합니다. ‘닥치고 개평(노름에서 가진 돈을 다 잃어 무일푼이 되었을 때 돈을 딴 사람의 몫으로부터 조금 얻어 가짐)’을 주자는 말입니다. 그렇게 되면 절대권력이 절대부패하는 문제를 방지하고 선거판이 사생결단이 되는 문제나 48%의 1400만명의 패배자가 5년동안 상갓집 개처럼 처량하지도 않을 것이고,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예산처리 및 법안처리에서 상대방의 발목 잡기도 완화될 것입니다.

김진규 법무법인 재유 울산대표변호사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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