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선태 울산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여성보호계

졸업과 신학기가 시작되는 시기에 항상 뉴스메인을 장식하는 기사가 있다. ‘A대 오리엔테이션에서 성추행 발생’, ‘B대 MT중 선배가 후배 강간’ 등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폭력사건이 매년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멋진 대학생활을 꿈꾸며 입학을 하는 새내기에게 이러한 성범죄는 평생 씻을 수 없는 기억과 상처가 된다. 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신입생들은 선배들의 강압적인 술자리 게임, 신체적 접촉 등 피해를 입고도 학교생활에 지장이 생길까봐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침묵이 계속될수록 악순환은 반복되고 가해자들은 성범죄의 심각성에 대해 무뎌지게 된다.

경찰은 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해 다양한 예방책과 사후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신입생이 한 자리에 모이는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전담경찰이 찾아가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호신술 요령·성폭력발생시 신고방법 등의 홍보하고 있다. 그리고 학생회와 연계해 대학 내 성폭력사건 첩보를 수집, 수사하고 있으며 피해자보호업무도 병행하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의 상담과 지원을 위해 설립된 해바라기센터에서 법률, 행정,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안전드림(Dream) 경찰지원센터 사이트(www.safe182.go.kr)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신고와 상담도 가능하다. 범죄로 인한 심리적 후유증을 치료하는 스마일센터도 시·도마다 구축돼 있다.

하지만 성폭력은 사후조치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선배가 술자리에서 강압적으로 술을 권하거나 성적 접촉을 시도할 경우 명백히 거부의사를 표현해야한다. 그리고 자신의 주량을 미리 알고 과도한 음주를 지양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학교 측에서도 행사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교육을 반드시 실시하고, 음주위주의 분위기를 조성하기보다는 단체 레크리에이션 활동 등 건전한 신입생 환영회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불쾌한 추억만을 남기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아름다운 캠퍼스라이프와 낭만을 꿈꾸는 신입생들에게 멋진 발판이 될 수 있는 선진문화의 대학교 오리엔테이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선태 울산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여성보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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