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예방하려면

▲ 임주현 프라우메디병원 외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와 상담을 나누고 있다.

국내 유방암 환자 급증세 불구
조기발견 늘며 생존율 세계 최고
젊은 나이 임신·모유수유 도움
비만은 폐경후 발병 위험도 높여
음주·흡연 삼가고 정기검진 필수
X-선촬영·유방초음파 병행해야

2014년 국제암보고서에 따르면 암은 고소득 국가일수록 발생률이 높다. 한국은 북미, 서유럽과 함께 소득이 많고 암발생률이 높은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이중 유방암은 전 세계적으로 2008년에 비해 2012년에 발생률이 20% 증가하는 등 전 세계 여성암의 25.2%를 차지하고 있다.

유방암은 우리나라에서 2013년 기준 전체 여성암의 15.4%를 차지해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암으로 등극했다. 학계에서는 유방암의 발병증가 원인을 확실하게 규명하기는 어렵지만, 서구화된 식생활과 그로 인한 비만, 늦은 결혼과 출산율 저하, 에스트로겐이 노출되는 총 기간의 증가 등을 꼽고 있다.

 

◇유방암 환자 10년새 3배 이상 증가

통게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는 2012년 1만6615명으로 지난 10년 전보다 무려 3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2012년 기준 한국 유방암 연령표준화사망률은 10만 명당 6.1명으로 미국 14.9명, 영국 17.1명, 일본 9.8명 등과 비교해 OECD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유방암 5년 상대 생존율은 1996~2000년 83.2%에서 2001~2005년 88.5%로 약 5% 가량 올랐다. 최근 2008~2012년에는 91.3%까지 오르면서 미국(89.2%), 일본(89.1%), 캐나다(88%)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생존률을 보이고 있다.

이같이 우리나라 유방암 생존율이 호전된 것은 유방암검진 활성화와 치료수준 향상의 성과로 분석된다.

임주현 프라우메디병원 외과 전문의는 “유방암 자체가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좋기도 하지만, 유방검진 활성화 등으로 조기 유방암 발견 빈도가 높아졌다”며 “양질의 표준화된 치료를 통해 치료 효과가 극대화된 것도 다른 선진국보다 높은 생존율을 기록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보고된다”고 설명했다.

◇40대 여성 유방암 발생 가장 많아

2013년 기준 여성 유방암 환자의 연령 분석 결과 평균 연령은 50세였으나, 40대가 가장 유방암 발생이 높은 연령군이었다. 40대에 이어 50대, 60대, 30대, 70대의 순으로 높은 발병빈도를 보였으며 과거보다 발병 연령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0년까지는 폐경 전 여성의 유방암 비율이 폐경 여성보다 높았으나 이후부터 역전되기 시작했다. 2011년부터 폐경 후 여성 유방암이 51.3%로 절반을 넘기 시작해, 2014년에는 52.1%까지 올라갔다.

임 전문의는 “특히 우리나라 폐경 전 여성 유방암의 비율만을 비교하면 서구에 비해 40대 젊은 환자의 발생률이 높고, 40세 이하 환자도 약 15%를 차지한다”며 “이는 서구에 비해 약 3배 정도 높은 수치로, 한국 여성에게 맞는 유방암 예방과 조기검진, 진단과 치료, 치료 후 회복에 대한 프로그램 마련이 중요하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현재 유방암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적 요법,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내분비 치료, 표적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적용되고 있다.

수술적 치료는 최근 림프절 전이가 없는 환자에게 겨드랑이 감시림프절 생검을 시행하는 것이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유방전절제술의 경우 유방재건 수술을 통해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돕고 있다.

◇유방암 예방 생활습관 개선 필요

현재까지 유방암 발병원인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임 전문의는 유방암에 대한 완전한 예방법을 제시하기는 어려우나, 유방암 고위험인자를 피하는 생활습관이 어느 정도 발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첫째,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 늦은 초경, 이른 폐경, 다출산, 젊은 나이 임신, 모유 수유는 유방암의 위험성을 줄이는 요소다.

둘째, 비만은 폐경 후 여성의 유방암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폐경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의 주된 공급원은 지방조직인데 비만여성일수록 지방조직이 많고, 에스트로겐의 수치도 높아져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셋째, 신체적 활동은 폐경 후 유방암 발생을 억제시킨다. 일주일에 5회 이상 45~60분 운동을 지속하면 유방암의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는 보고가 많다.

넷째, 음주와 흡연을 멀리해야 한다. 알코올은 체내의 에스트로겐과 안드로겐의 분비를 증가시켜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음주를 삼갈수록 유방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임 전문의는 “일반 국민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더불어 정부의 암검진사업으로 유방검진이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유방암 조기검진을 필두로 한 유방암 발견 빈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암은 조기 발견시 빠른 치료로 생존율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복귀도 빨라지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한국여성의 유방은 서구 여성보다 치밀유방이 많아 X-선 촬영만으로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반드시 유방초음파와 함께 검진을 실시해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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