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개방…권위주의 상징서 관광지로 변모

옛 대통령별장인 청남대가 누적 관광객 10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16일 충북도에 따르면 전날까지 청남대 입장객이 999만 9726명을 기록해 오는 17일 오전께 1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청남대가 2003년 4월 22일 일반에 개방된 지 13년 10개월 만이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17일 청남대를 방문해 1000만 번째 입장객에게 화환과 청남대 1년 무료 관람권 등을 선물하고 2003년 4월 1호 관람객인 김병휘 꽃차문화진흥협회 충북지회장 등을 초청해 오찬을 하며 관광객 1000만 명 돌파를 자축한다.

김 지회장은 이날 회원들과 함께 청남대 방문객을 위한 꽃차 무료 시음회를 연다.

청남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개방 13년이 넘은 청남대는 충북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라잡았다”며 “청남대 1000만 번째 방문객이 나오는 날을 기념하기 위해 조촐한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남쪽의 청와대’라는 뜻의 청남대는 서슬이 시퍼렇던 5공화국 시절인 1983년 건설됐다.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해 “이런 곳에 별장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돼 지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대청호 변 170여만㎡ 규모에 청남대가 들어서면서 엄격한 통제가 이뤄지는 바람에 인근 주민은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대통령이 방문할 때는 경찰이 1주일 전부터 마을 곳곳을 샅샅이 수색할 정도로 삼엄한 경비를 펼쳐 주민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 탓에 1988년 열린 국회 5공 비리 조사특위의 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폐쇄가 검토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권위주의 상징으로 남아 있던 청남대를 주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선거 공약을 지키면서 일반인에 개방됐다.

청남대는 대통령들의 내밀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 어필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개방 첫해 53만 명이 입장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는 100만 6000여 명이 찾는 등 중부권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그러나 2005년부터 관광객이 줄어들기 시작해 2009년에는 50만 380명으로 떨어지면서 한때 애물단지가 되기도 했다.

그 뒤 충북도가 청남대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홍보를 강화하면서 다시 관광객이 증가해 2012년 80만 438명으로 늘었다.

2013년 83만 5000명, 2014년 82만 6000명, 2015년 83만 3000명, 지난해 83만 9000명이 입장하는 등 5년 연속 한해 관광객이 80만 명을 웃돌았다.

입장객 수입도 역시 2004년 30억 7700만 원까지 올랐다가 2009년에는 15억 6100만원으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지난해는 27억 9500만 원으로 상승했다.

누적 입장료 수입은 316억 9900만 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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