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선산이 청원에…”충북표심 공략…정책행보에도 시동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국면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맹추격 중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연일 ‘대한민국 대망론’을 외피면서 상승세 유지에 진력하고 있다.

안 지사는 17일 충북 청주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오전에 오송첨단의료산업 진흥재단을 방문하고 충북지역언론사 기자간담회를 한데 이어 오후에는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당원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이틀 전 충청향우회 중앙회 신년교례회에서 자신의 최대 지지기반인 충청 지역의 ‘충청 대망론’ 민심을 확인한 이를 바탕으로 지지세를 넓히겠다는 의도다.

충남과 달리 충북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길 잃은 표가 늘어난 지역이어서 안 지사에게는 전략적 공략의 필요성이 더 커진 곳이다.

안 지사는 충북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공감대를 넓혔다.

충북지역 언론사 간담회에서 안 지사는 “제 조상의 선산이 청원에 있다”며 “충청이 충남과 충북으로 나뉘었지만 우리 모두는 한 권역 내의 이웃”이라는 말로 동질감을 표시했다.

‘충청 대망론’을 뛰어넘는 ‘대한민국 대망론’을 이루겠다고 말한 안 지사는 “세종시를 정치·행정 수도로 자리잡게 하겠다”며 지역맞춤형 공약을 제시했다.

이날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안 지사의 충청 지역 지지율이 34%를 기록해 문 전 대표보다 10%포인트 앞서는 등 중원에서의 우위가 확인된 것을 의식한 듯 안 지사는 시종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한국갤럽, 14~16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 신뢰도 95%, 표본오차 ±3.1%포인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지사는 “사서 매 맞고 싶지 않지만 표를 더 얻으려고 말을 꾸미지도 않을 것”이라며 자신만의 소신과 비전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당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슬슬 국민으로부터 제가 말하는 시대 정신에 대한 화답과 응원이 만들어질 것 같은 확신이 생긴다”고 이야기했다.

대통령이 되면 취임식 날 저녁에 뭘 먹겠느냐는 다소 엉뚱한 질문에도 “청와대 관저 옆 부엌에서 아내와 라면을 끓여 먹을 것 같다”는 대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지역 공략과 더불어 안 지사는 정책 행보도 본격화했다.

오송첨단의료산업 진흥재단에 들른 안 지사는 이곳의 특성화 산업인 생명공학 분야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상대적으로 중·장년층의 지지가 두터운 점을 의식한 듯 “근면·성실한 아버지 세대의 노력으로 산업화를 이뤘다”고 운을 뗀 안 지사는 제조업 기반 산업의 한계를 언급하며 신산업 육성을 언급했다.

안 지사는 “제조업, 화학의 시대를 넘어 생명공학이 미래의 먹거리로 대두한 데다 세계 시장이 작지 않아 경제적 번영과 일자리의 중요한 승부처가 됐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정치적 리더십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생명공학의 핵심인 국가과학기술 연구 분야에서 과학계와 산업계의 민주주의적 의사결정 구조와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고 힘을 줬다.

이날 밝힌 바이오산업·과학기술계 지원 정책을 시작으로 안 지사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정책 구상을 밝힐 계획이다.

안 지사 측은 20일 국회에서 산업 개혁 전반 등을 아우르는 경제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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