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문 ‘탄기국’ 집회에 친박인사들 나와…탄핵기각여론에 힘싣기
당내 비박계 인사들 반감도 커져…원유철 “참여말라” 공개 촉구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이 사실상 다음 달 초로 확정되면서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를 중심으로 자유한국당 전·현직 의원들이 18일 대한문·청계천에서 열리는 ‘태극기 집회’에 대거 참여한다.

헌법재판소가 24일 탄핵심판 변론을 종결하기로 하자 탄핵 기각 여론을 확대하는 한편, 탄핵 인용 시 현실화할 조기 대선에 대비해 보수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2시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이 주최하는 탄핵 반대집회에는 윤상현·조원진·김진태 의원 등과 같은 당 대선주자인 이인제 전 최고위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벌써 수 주째 연속으로 해당 집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당내 다른 의원과 당원들에게도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인제 전 최고의원은 전날 열린 서울시당 연수에서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애국 국민이 벌떼같이 일어나서 태극기 집회가 촛불집회를 압도하기 시작했다”며 “내일 여러분 다 대한문에 나가셔야 한다”고 집회 참여를 촉구했다.

대선 출마를 타진하고 있는 김문수 비상대책위원도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주최 탄핵반대 집회를 찾을 예정이다.

이 밖에도 전국 각지에서 지역 단위로 열리는 집회를 찾는 의원들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인적청산 대상으로 언급되며 숨을 죽이던 강성 친박계가 최근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여론’을 등에 업고 활동을 재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내 비박(비박근혜)계 의원의 반감도 커지는 형국이다.

나경원, 정유섭 등 비박계 의원 24명은 지난주 촛불·태극기 집회를 앞두고 양측을 모두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겉으로는 촛불·태극기 집회를 모두 비판했지만, 실상은 친박계의 ‘재결집’에 대한 반감이 더 큰 것이 사실이다.

성명에 이름을 올린 한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식견 있는 정치인이라면 헌재 판결을 기다리고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며 “정파의 이득을 위해 바깥으로 나가고 국민을 선동하는 것은 국가에 이득이 될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친박에 가까운 원유철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대선주자들에게 고함’이라는 글을 올리고 문재인·안희정·이재명 등 민주당 대선 주자는 물론 이인제·김문수 등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같은 당 대선 주자들도 함께 비판했다.

원 의원은 “촛불과 태극기를 실은 두 기차를 이제 세워야 한다”며 “촛불집회든 태극기 집회든 나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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