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역사·인물 이야기 콘텐츠화
염포·양정 도시재생 시너지 기대

▲ 백현조 울산 북구의회 의원

최근 도시 활성화에 대한 화두로 도시재생에 관한 논의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많은 지자체에서 도시의 창조성을 바탕으로 한 도시재생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성공적인 도시재생을 위해서는 기존의 토목, 건축 등 물적 정비에서 벗어나 지역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매력적이고 독창적인 이미지를 덧입힌 ‘문화 콘텐츠’ 조성을 통한 도시재생에 집중해야 한다. 스토리텔링을 통한 도시이미지 제고는 도시재생의 키워드라 할 수 있다.

가까운 부산을 생각해보자. 1990년대 이후 쇠퇴하던 도시는 부산 감천마을과 부산국제영화제, 원도심 재생사업 ‘또따또가’ 등으로 일관되게 지역의 이야기를 볼거리로 만들어 스토리가 있는 도시 이미지를 제고했고 구도심의 성공적인 도시재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구의 염포·양정 도시재생사업도 이와 같이 문화·역사적 상징성이 있는 인공물과 역사적 장소 등을 중심으로 그 곳에 깃든 이야기를 콘텐츠화하는 방법으로 이어져야 한다.

필자는 몇 해 전 경상일보 기고문에서 염포·양정 지역이 도시재생 사업에 선정되기를 기대하며 주민이 ‘떠나는 동네’에서 ‘찾아오는 동네’로 만들자고 말한 바 있다. 지역구 의원으로서 간절한 바램이었던 지역 활성화의 첫 단추가 ‘노사민의 어울림, 소금포 기억 되살리기’라는 사업으로 국토부 공모사업에 선정되고, 국토부 1차 관문심사를 통과해 지난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 5년간 추진중이다.

1970~1980년대의 염포·양정 지역은 최대의 활황기를 구가했지만 1990년대 이후 인근 지역 개발로 인해 근로자 이탈이 시작됐고, 보다 크고 쾌적한 지역을 향한 상권 이동과 내수경기 침체, 지역개발의 물리적 한계, 현대자동차 주간2교대 시행이라는 근무형태의 변화로 도시쇠퇴가 점차 가속화됐다.

양정동은 지역주민의 대부분이 자동차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고, 상가의 주 고객 또한 근로자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또 주택 노후화와 소규모 상점, 협소한 주차장 문제 등 도시기반시설과 주거환경이 점점 열악해져가고 있다.

양정동의 도시재생은 산업단지가 조성된 변모 과정을 스토리텔링 해 글로벌 자동차 회사인 현대자동차와 연계한 산업관광을 상품화하고, 양정중앙로 가로환경 개선사업으로 지역의 상징거리를 조성하는 등 노사민이 함께 상생하는 지역으로 조성해야 할 것이다.

또 2017년 사업계획인 구 양정동주민센터를 활용한 생활 문화센터 조성사업은 지역 내 문화예술 거점 공간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되며, 문화와 예술을 바탕으로 주민 간 소통과 화합의 공간으로 활용한다면 도시재생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염포동은 역사적으로 소금을 생산하는 염밭이 많아 소금이 나는 갯가라 했다. 조선시대 왜인들의 왕래와 거주를 허가한 부산포, 제포와 함께 삼포개항지로 교역의 중심지였다. 소금이 많아 염포로 불리던 곳은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60년대 이후 산업단지 조성으로 역사성이 단절되고 말았다.

염포동의 도시재생은 이러한 지리적, 역사적 자원을 바탕으로 지역의 이야기를 발굴해 소금포 역사관 조성과 소금포 환경개선 사업 등을 통한 단절된 지역의 역사성을 복원하고, 산업단지로 변모한 과정을 담은 복합 문화전시공간 등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염포·양정만의 스토리를 발굴하고, 매력을 더해 독창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쇠퇴하는 구도심에 숨을 불어넣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본 도시재생 사업이 일회성이 아니라 거듭된 재생사업으로 구 시가지가 새롭게 재탄생되기를 바란다.

백현조 울산 북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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