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젱킨스 감독…브래드 피트 제작

영화 ‘문라이트’가 26일(현지시간) 오후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9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흑인인 배리 젱킨스 감독이 연출한 ‘문라이트’는 미국 마이애미의 빈민가에 사는 흑인 소년 샤이론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흑인 감독의 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것은 스티브 맥퀸 감독의 ‘노예 12년’(2014)에 이어 두 번째다.

영화는 유년, 청소년, 성년 시절 세 시기로 나눠 각 시기에 ‘리틀(꼬마)’ ‘샤이론’ ‘블랙’이란 이름으로 불렸던 흑인 소년의 성장기를 담담한 시선으로 따라간다.

남들보다 체구가 작고 동성애자인 소년은 친구들에게 끊임없이 따돌림을 당하고, 폭력에 시달린다. 그에게 유일하게 어깨를 내줬던 친구를 사랑하지만 결국 배신당한다. 마약중독에 빠진 어머니는 그를 냉대한다. 마약상인 후안(마허셜라 알리)만이 그를 아버지처럼 돌봐준다.

배리 젱킨스 감독은 ‘문라이트’가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이지만 인물들의 감정을 시종일관 밀도 있게 끌고 가는 비범한 연출력을 선보였다.

‘문라이트’는 제74회 골든글로브 드라마 부분 최우수 작품상을 받는 등 각종 영화제와 협회가 주는 상을 165개나 수상해 경쟁작 ‘라라랜드’에 도전하는 아카데미 작품상 유력 후보로 점쳐졌다.

특히 흑인 동성애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다양성과 차별의 문제를 화두로 던져 최근 인종주의에 대한 관심과 반 트럼프 정서가 높아진 미국 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멜랑콜리아의 묘약’(2008)을 연출한 배리 젱킨스 감독은 원작인 연극 ‘달빛 아래에 흑인 소년들은 파랗게 보인다’를 직접 각색해 ‘문라이트’를 만들었다.

‘노예 12년’ ‘빅쇼트’ 등을 만든 플랜B가 제작했으며, 플랜B의 공동 대표인 브래드 피트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브래드 피트는 직접 주연까지 맡은 ‘머니볼’로 제84회 아카데미 작품상, 남우주연상 등 총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또 그가 제작한 ‘노예 12년’으로 제86회아카데미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데 이어 ‘문라이트’로 다시 한 번 작품상을 배출해 제작자로서 높은 역량을 보여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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