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사업분할안건 통과...노조 극렬한 반대로 진통

▲ 27일 현대중공업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이 주총을 진행하려하자 노조원들이 거칠게 항의하며 물병을 던지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주총서 사업분할안건 통과
노조 극렬한 반대로 진통
절차상 문제 원천무효 주장
향후 상당기간 혼란 예고
동구청장 “회사, 대안제시를”

현대중공업이 노조와 지역사회의 반발속에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사업분할(분사)을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오는 4월1일 앞서 분할된 2개법인을 포함해 6개법인이 독립회사 체제로 재편한다.

이에 대해 노조는 법적 대응방침을 밝히고 동구청 등 지역사회 일각에서도 탈울산과 역외유출에 대한 우려를 깊게 표명하고 있어 상당기간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회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지만 노조는 주총 시작 2시간 전부터 한마음회관 강당과 체육관 2곳에 마련된 회의장 입장을 놓고 회사측과 마찰했다.

우리사주를 보유한 조합원들은 전날 밤부터 노숙하거나 오전 일찍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주총장에 입장했다. 이들은 주총장에 회사측 진행요원들이 먼저 들어와 있는 것에 대해 항의하면서 사측 진행요원 및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또 입장한 조합원들은 주총이 시작되자 호각을 불며 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등 반발해 4차례나 정회를 거듭했다.

의장을 맡은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오전 11시45분께 가까스로 재개된 주총에서 부의안건인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과 분할신설회사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건 등 2개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고 선언했다.

1호 의안인 사업분할 안건은 이날 주총에 참석한 의결권 주식(3945만9130주) 중 98%(3866만7966주)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감사위원회 선임 안건은 출석한 의결권 있는 주식(2514만8802주) 중 95%(2379만9578주)가 찬성하며 통과됐다.

이날 주총 통과로 오는 4월1일부로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엔진 사업,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주)이 전기전자 사업, 현대건설기계(주)가 건설장비사업, 현대로보틱스(주)가 로봇사업을 영위하는 4개 개별회사로 전환된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그린에너지와 서비스 부문이 각각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주)와 현대글로벌서비스(주)라는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회사측은 “이번 분사결정으로 각 회사가 전문화된 사업영역에 역량을 집중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문성을 강화하고 사업의 고도화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며 “분할이 완료되면 현대중공업은 부채비율이 100% 미만으로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주총이 끝난 후 주총 절차 등이 적법하지 않았다며 주총 원천무효를 주장했다.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강압적이고 위화감을 조성하는 주주총회였다. 민주적으로도 진행되지 않았고 절차도 무시됐다”며 “정상적인 주주총회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원천무효가처분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권명호 울산 동구청장은 주총결과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지역사회가 안심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권 청장은 “분사나 구조조정은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므로 이해할 수 있는 부문이지만 본사가 다른 지역으로 가는 것은 안된다. 또 분사를 하더라도 근로자들의 고용승계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측은 분사하더라도 동구의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하는데 어떤 식으로 인구가 늘어나고 도움이 될 것인지 등 지역사회가 안심할 수 있도록 명확한 방향과 구체적인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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