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집회는 청와대 방면 최초…촛불집회 측과 충돌 우려

98주년 3·1절을 맞는 내달 1일 서울 도심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집회가 대규모로 열린다.

국정농단 사태 특별검사팀 수사가 28일로 종료되고,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선고만 남긴 상황이라 분위기는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특히 탄핵을 반대하는 친박(친박근혜)단체가 처음으로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할 예정이어서 촛불집회 참가자들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오후 2시 서울 도심 일대에서 제15차 태극기 집회를 개최한다.

오전 11시 기독교 단체들의 1부 집회에 이어 열린다. 세종대로사거리에 무대를 설치하고 동쪽으로 동대문, 남쪽으로 서울역까지를 집회 장소로 잡았다.

집회가 끝나면 청와대와 헌재 방면을 포함한 5개 경로로 행진을 시작한다.

청와대 방면 행진은 동십자각사거리를 거쳐 삼청로 세움아트스페이스까지, 포시즌호텔을 지나 내자동사거리를 거쳐 신교동사거리까지 경로다.

태극기 집회에서 청와대 방면 행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탄기국 측은 당일 집회에 ‘최소 500만명, 최대 700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집회 구간이 길어 초대형 스크린과 스피커 약 100개를 설치하고, 케이블 방송국 라인과 유튜브를 이용해 실황 중계할 계획이다.

이들은 탄핵 정국이 언론의 조작 보도로 시작됐고,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 과정도 잘못됐으니 탄핵은 기각 또는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같은 날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연다.

참가자들은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 여론을 등에 업고 이뤄진 만큼 헌재가 이를 수용해 탄핵을 인용하는 것이 마땅하며, 탄핵 인용 후 박 대통령이 자연인 신분으로 엄정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3·1절이라는 계기를 고려해 이날 촛불집회에서도 태극기가 다수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퇴진행동은 태극기를 가져오는 참가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태극기에 부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9) 할머니도 단상에 올라 한일 정부 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폐기를 촉구한다.

퇴진행동 역시 이날 청와대 방면 행진을 신고했지만, 경찰은 탄기국 측이 먼저 신고한 행진 내용을 토대로 퇴진행동 측 행진 경로를 조정했다.

법원은 퇴진행동이 경찰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심리해 정부서울청사 사거리부터 삼청동 입구 동십자각 사거리와 청와대 남쪽 100m 지점(자하문로16길21)까지 행진을 허용했다. 행진은 본 집회 이후 오후 7시께 시작한다.

양측의 행진 경로가 겹치지는 않는다.

다만 탄기국 집회 참가자들이 촛불집회 장소와 근접한 지점까지 진출할 예정이어서 양측 간 충돌이 여전히 우려된다.

경찰은 차벽과 경비병력을 대거 투입해 양측 분리에 주력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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