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이면도로가 안전사각 지대로 방치되고 있다. 울산 최고의 주거밀집지역 중 하나인 남구 무거동과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 일원을 연결, 사실상의 우회도로 역할을 하는 ‘굴화길’이 특히 위험하다. 울산고속도로 진출입로 공사로 굴화 하나로마트와 연결되는 구영·천상램프가 임시 폐쇄되면서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구영·천상방면으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굴화램프를 통해 너비 4~5m에 불과한 농로 형태의 굴화길로 대거 몰려 사고다발지역화 되고 있는 것이다.

울산시는 지난해 11월 울산고속도로 진출입로 공사를 시작하면서 울산고속도로에서 굴화하나로마트로 연결되는 구영·천상램프를 오는 5월까지 임시 폐쇄했다. 구영이나 천상방면으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은 50m 앞쪽에 개설된 굴화램프를 거쳐 굴화길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시멘트 도로와 땜질식 아스팔트 도로가 혼재, 누더기 도로로 변한지 오래된 굴화길에 차량이 몰리면서 가뜩이나 안좋은 노면상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600m 구간의 도로에 차선은 애초부터 없었고, 도로·노견부분도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게다가 곳곳이 패이고, 갈라져 있다. 가로등은 있으나 마나 한 상태다. 또 접촉사고와 보행자 안전사고가 수시로 발생, 시민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굴화램프와 무거동을 잇는 고속도로 하부도로 구간은 출·퇴근길 교행차량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되기 일쑤다. 산업수도 울산의 관문에 위치, 대형 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는 도심 이면도로가 맞나 싶다.

그럼에도 보수공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공사기간동안 대체도로 마련이 어려운데다 부지 상당 부분이 수자원공사 소유로 관리권이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시민 편의는 안중에도 없는 행정편의주의 변명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시민 편의를 우선적으로 생각했다면 울산고속도로 진출입로 공사 전에 주변 여건을 점검, 최소한의 대체도로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정비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균열로 파손되거나 움푹 패여 작은 웅덩이가 만들어진 노후도로를 주행하는 차량들은 수시로 급정거하거나 이를 피해 중앙선을 넘나드는 등 위험운전을 할 수밖에 없다. 모든 운전자들은 안전을 위협하는 장애물의 공포로부터 벗어나 편안하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도로를 기대한다. 국도나 간선도로는 말할 것도 없지만 이면도로도 마찬가지다. 어떤 도로든 안전사각 지대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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