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은 세균성 기관지 폐렴...원인균 감염경로 확인 안돼

스트레스 인한 면역약화 추정

▲ 울산시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환경부, 해양수산부, 동물보호단체로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은 지난 22일 돌고래 사육시설을 점검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이번에도 수족관 돌고래가 ‘왜 폐사에 이르게 됐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단지 출혈성 기관지 폐렴이라는 사인만 나왔다. 지금으로선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앞서 폐사한 다섯 마리의 돌고래처럼 면역력이 약해져 출혈성 기관지 폐렴에 걸렸을 것이라는 추정만 가능한 상황이다.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부속 동물병원이 지난 13일 오후 9시15분께 고래생태체험관에서 폐사한 돌고래를 부검한 결과 출혈성(세균성) 기관지 폐렴 및 혈흉으로 인한 호흡곤란 쇼크사로 28일 확인됐다. 폐와 기관지에서 발생한 출혈이 가슴안에 고였고, 호흡곤란과 출혈성 쇼크를 일으켜 폐사한 것이다.

세균성 기관지폐렴을 일으킨 원인균은 ‘모르가넬라 모르가니균’(Morganella morganii)으로, 평소 장내 상재균이지만 면역체계가 약해질 경우 ‘기회감염’이 돼 장출혈이나 기관지폐렴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균은 폐사한 돌고래의 기관지와 폐에서 검출됐다. 경북대 수의과대학측은 보통 사람이나 쥐, 닭, 돼지 등에서 감염사례로 종종 보고되지만 이번 돌고래처럼 초급성 감염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선 일본 다이지에서 울산 장생포까지 옮겨오는 약 1000㎞, 총 32시간의 긴 여정의 여파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출혈성 기관지 폐렴에 걸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검에 참여한 경북대 교수는 “돌고래에게서 모르가넬라 모르가니균이 발견됐지만 어떻게 감염됐는지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그렇다고 다른 개체(돌고래)에게 감염시킬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폐사한 돌고래와 함께 지난 2월9일 일본 다이지에서 장생포로 옮겨진 나머지 돌고래 한 마리는 현재 건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돌고래 이송에 동행했던 일본 수의사도 28일 울산을 찾아 남은 돌고래의 건강을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고래생태체험관에선 지난 2009년부터 지난 2월13일까지 수족관에서 갓 태어난 새끼와 동료와 싸운 돌고래 등 총 여섯 마리가 폐사했다.

전신성 패혈증, 패혈증, 돈단독 감염, 급성 세균성 기관지염 관련 패혈성 쇼크 등이 사인이었다. 인근인 경남 거제의 한 돌고래 수족관에서도 지난 2015년 5월부터 최근까지 총 6마리가 패혈증 등으로 폐사했다. 왜 감염됐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다만 수족관에서 사육되면서 면역력이 약해졌고 자연 치유 능력도 떨어져 작은 감염을 이기지 못하고 폐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남구청 관계자는 “돌고래를 포함한 야생동물은 죽기 직전까지 아픈 내색을 보이지 않는다고 전문가를 통해 들었고, 그렇다보니 증세가 나타나면 손을 써보기도 전에 폐사하고, 조기 치료도 어렵다”며 “현재로선 남은 네 마리가 건강하게 사육될 수 있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