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예선·ACL 中 원정
선수·응원단 안전 등 우려

중국이 국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에 나서면서 그 불똥이 축구에까지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달부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중국 원정전을 비롯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한국 팀의 중국 원정전이 줄줄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관심은 23일 중국 후난성 성도 창사에서 열리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 중국과의 원정 경기다.

양국 국기가 나부끼는 축구장은 국가 간 대결 장이 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은 ‘축구굴기’를 내세워 정책적으로 축구를 육성하고 있으며, 경기가 열리는 창사는 중국 내에서도 응원 열기가 강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2004년 5월 이곳에서 치른 중국과의 지역 예선에서 2대0으로 이겼을 때 일부 중국 관중들은 경기 후 한국 응원단으로 물병과 오물을 던지기도 했다.

지난해 9월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당시 노란 옷을 맞춰 입고 경기장 한쪽을 채웠던 중국 응원단들은 홈에서 열리는 이번 경기에서 5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창사 허룽스타디움을 가득 메울 것으로 보인다.

축구에서는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중국이지만, 한국대표팀은 당시 서울 홈경기에서 3대2로 가까스로 이긴 바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프로축구 K리그 팀들도 다음 달부터 줄줄이 중국 원정에 나선다.

제주 유나이티드가 4월25일 난징의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장쑤 쑤닝과 맞붙고 FC서울은 4월26일 상하이 스타디움에서 상하이 상강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또 수원 삼성은 5월9일 광저우의 톈허 스타디움에서 광저우 헝다와 대결한다. K리그 팀들은 헐크(상하이), 하미레스(장쑤) 등 중국의 외국인 선수를 막지 못하면서 올해 챔피언스리그 중국 팀과의 전적에서 1무 2패로 뒤처져 있다.

이번 원정경기에는 중국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펼쳐질 것으로 보여 더욱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중국 슈퍼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들의 입지도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시즌부터 중국 슈퍼리그의 외국인 선수 출전 가능 인원이 줄고 아시아 쿼터까지 사라져 한국인 선수의 출전 기회가 줄어든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23일 월드컵 예선 중국 원정경기 때까지 (사드) 논란이 이어지면 양 팀의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면서 “원정응원단 규모는 50~100명 정도로 예상하는데, 중국축구협회에서 규정에 따라 안전에 필요한 조치를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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