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봄을 알리는 생강나무

▲ 산수유와 닮은 노란 꽃을 피워 봄의 시작을 알리는 생강나무.

노란꽃 모양 산수유와 비슷
생강나무 ‘암수딴몸’이 특징
한방 약명은 황매목으로 불려
주약재는 껍질…씨는 기름으로
출산후 몸 붓고 쑤신데 특효약

모처럼 야트막한 야산으로 산야초 탐방을 나섰다. 양지쪽 밭둑에서 쑥이며 냉이 달래 등 봄나물이 제법 파릇파릇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햇살 잘 드는 산기슭에선 노란 꽃이 나를 반갑게 맞았다. 가까이 다가가니 생강나무 꽃이다.

생강나무는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낙엽성 교목이다. 남부지역에서는 3월 초부터 4월 중순에 걸쳐 꽃이 핀다. 푸른빛이 감도는 노란색이다. 보통 사람들은 생강나무 꽃을 산수유 꽃으로 잘못 안다. 하지만 생강나무 꽃을 자세히 보면 꽃자루가 없이 총총하고 암꽃과 수꽃의 단성화가 서로 다른 개체에 달리는 ‘암수딴몸’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반면 산수유는 암술과 수술이 한 꽃에 달리는 양성화를 갖는다. 꽃이 단성화이면 생강나무이고 양성화이면 산수유인 것이다.

생강나무는 녹색의 어린 가지와 잎에서 생강 냄새가 난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생강나무와 산수유는 서로 다른 과에 속해 있어 전혀 다른 식물이다. 산수유는 외래종인데 생강나무는 우리나라 산에 저절로 자라는 자생식물이다. 생강나무의 어린 잎은 뽀송뽀송한 털이 붙어 있다. 완전히 성숙하지 못한 잎은 계란형이나 성숙하고 나면 끝 부분이 세 갈래로 갈라지는 난형으로 어긋나게 달린다. 나무의 높이는 약 3~4m 정도로 크게 자라지는 않으며 줄기는 매끈하다.

생강나무 꽃은 3월에 채취해 살며시 찐 후 그늘에 말려 찻물에 우려내 마실 수 있다. 하얀 찻잔에 말린 꽃을 한두 송이 띄워 조금만 우려내면 된다. 노란 찻물에 반하고 향과 맛에 두 번 반한다. 맛과 향이 이처럼 일품이라 해마다 3월이 기다리는 사람이 적지않다.

▲ 김동해(큰세상) 한국전통약초연구소 소장

3월 말이나 4월 초순에는 어린 잎을 채취하고 이를 쪄서 말리고 덖어낸 뒤 차로 마실 수도 있다. 이 또한 맛이 좋다. 작설차(雀舌茶)는 주로 차나무의 어린 잎으로 만들지만 생강나무의 어린 잎으로 만든 차(茶)도 작설차라 부른다.

생강나무는 한방에선 황매목(黃梅木)이란 약명으로 부른다. 단향매, 산호초, 동백나무라고도 한다. 주 약재는 나무의 껍질이지만 잔가지, 어린잎, 열매 모두를 약재로 쓰며 검게 익은 씨에서 채취한 기름을 동백기름 이라고 부른다. 옛 여인들이 머릿기름으로 사용했다.

생강나무의 약성은 무독하며 찬 성질이라 몸에 열을 내리고 종기를 삭혀주고 멍든 피를 풀어주는 작용을 한다. 오한, 복통, 신경통, 어혈로 인한 어깨 결림, 고혈압, 타박상에도 사용하며 특히 출산 후 몸이 붓고 팔다리가 쑤시고 아픈 증세에도 많이 쓰였다. 사용량은 말린 약재를 물 1ℓ에 10~20g 정도가 적당하다. 이를 달인 물을 1일 3회 식후 한 잔씩 복용한다. 타박상에는 생잎이나 잔가지를 짓찧어서 환부에 붙여준다.

김동해(큰세상) 한국전통약초연구소 소장
 

 

● 생활 속 다양한 약초 활용법

#꽃

3월에 채취해 살짝 찐 후 그늘에서 말려 두었다가 약차로 사용하거나 생것 그대로 약술을 담는다.

약술을 담을 때는 잔가지가 붙은 채로 채취 용기의 50% 이내로 넣고 20도 전후의 바탕술을 부은 다음 밀봉한다. 온도차가 심하지 않은 곳에서 약 6개월 정도 두었다가 찌꺼기를 걸러내고 다시 2차 숙성을 6개월 이상 시킨다. 조석으로 한 잔씩 복용한다.

#잎

꽃이 질 무렵 어린 잎을 채취한다.

살짝 쪄서 덖은 다음 그늘에서 말린 후 물 1ℓ에 건재 10~15g 정도를 넣고서 은은한 불에 달여 1일 3회 식후 한 잔씩 마신다.

#잔가지

잎이 무성해 지기 전에 채취한다. 잘게 자른 다음 햇볕이나 건조기에서 완전히 말린다. 물 1리터에 20~40g씩 넣고서 달이고, 1일 3회 식후 한 잔씩 복용한다.

김동해(큰세상) 한국전통약초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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