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의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업체 하만(Harman)을 결국 품에 안았다.

삼성전자는 11일(현지시간 10일) 미국을 비롯한 10개 반독점 심사 대상국의 승인 등 인수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치고 하만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14일 하만과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지난달 18일에는 하만이 주주총회를 열어 승인을 받아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라는 비상상황 속에서도 9조 원대 ‘빅 딜’을 안정적으로 성사시켰다.

하만의 인수대금은 총 80억 달러(9조2천억원)로, 국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사례로는 최대 금액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목해 진출을 추진해온 전장 사업 분야에서 확고한 사업 기반을 마련하며 단숨에 글로벌 메이저 전장업체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인수 완료에 따라 하만의 주주들은 보유주식 1주당 112달러의 현금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미국법인(SEA)을 통해 하만의 지분을 100% 보유하게 된다.

다만 하만의 경영은 디네쉬 팔리월(Paliwal) 하만 사장(CEO)을 비롯한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 독립적으로 이뤄진다.

또 임직원과 본사, 해외사업장은 물론 하만이 보유한 브랜드도 그대로 유지된다.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 겸 하만 이사회 의장은 “삼성전자와 하만은 오디오, 가전, 스마트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고객들에게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제품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커넥티드카 분야의 기술 혁신을 선도해 완성차 업체에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만의 디네쉬 팔리월(Paliwal) CEO(사장)는 “삼성은 하만이 보유한 고객과의 신뢰관계는 물론 스피드와 혁신을 중시하는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주주이자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주주, 고객, 임직원 모두에게 새로운 가치와 기회를 제공하고, 자동차 전장과 오디오 등의 분야에서 성장을 가속화해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만은 1956년 오디오 기업으로 출발해 1995년 독일의 베커 사가 인수하면서 전장부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2015년 매출은 69억1천 달러, 영업이익은 6억8천 달러에 이르며 매출의 65%는 전장사업에서 얻고 있다.

전장사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9%에 이른다. 2025년에는 1천29억 달러로 스마트카 전장 시장의 55%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은 삼성이 보유한 혁신적 기술들을 하만의 전장 제품에 접목하고, 구매, 물류,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만과 협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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