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이 내려진 10일 주요 치킨 전문점에서 치킨과 맥주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전국에 1천개가 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 중인 A치킨의 10일 매출은 전주 금요일(3일)보다 20%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A치킨 관계자는 “탄핵 선고 당일 매출이 전주 금요일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탄핵 인용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았던 만큼 가장 친숙한 서민 음식점인 치킨집에서 헌재의 결정을 자축하는 ’치맥 모임‘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치킨 전문점의 매출은 크게 치킨과 음료로 이뤄지는데, 음료 중에는 치킨과 가장 어울리는 것으로 인식되는 맥주의 비중이 가장 크다고 A치킨은 설명했다.

또다른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인 B치킨의 10일 매출도 전주 금요일 대비 17%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이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B치킨 관계자는 “가격이 비싸지 않은 치킨 전문점은 서민들이 가장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음식점인 데다 맥주와 곁들여 간단히 축하자리를 갖기에도 안성맞춤인 만큼 이번 탄핵 날 수혜를 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10일 저녁 대학 동창들과 함께 종로구의 한 치킨 전문점을 찾은 회사원 강모(45) 씨는 “그동안 여러 차례 촛불집회에 함께 참석했던 대학 동창들과 축배를 들러 왔다”고 말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입장이었던 최모(68) 씨는 “헌재의 결정을 보고 울분이 터져 그동안 태극기 집회에 참석했던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며 “오늘은 대한민국의 법치가 사망선고를 받은 날”이라고 토로했다.

정확한 비율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지만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쪽 모두 헌재의 결정이 내려지자 축하 또는 울분의 의미로 술을 마시거나 치킨을 먹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종로구 무악동에서 치킨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55) 씨는 “탄핵 결정 날 저녁 치킨 배달 주문이 평소보다 10~20% 정도 늘었다”며 “특히 치킨과 함께 맥주를 주문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도 탄핵 당일 맥주 매출이 평소보다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 업체는 주요 품목의 매출 추이를 일 단위로 집계하지 않아 정확한 추이는 2~3일 정도 지나야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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