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캐너車·드론이 자료수집하고 AI가 도로·교량파손 분석

▲ 일본 도쿄를 중심으로 뻗어있는 자동차전용도로인 수도고속도로. 교각 상판의 균열 등이 많이 보인다.

일본의 재정이 악화하는 가운데 노후 인프라(사회간접시설)의 파손을 드론·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로 정밀탐지해 수리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실례로 일본 수도고속도로에서는 지붕에 첨단장치를 탑재한 ‘고속도로 스캐너 차량’이 교각이나 도로, 주변의 지형을 읽어내 3차원 데이터로 변환한다.

자료는 레이저로 정밀탐지해 수집한다.

AI는 이런 입체적인 이미지를 바탕으로 도로의 변형이나 파손을 찾아내고, 교통량이나 과거의 정기점검 기록과 대조해 보수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이처럼 스캐너 차량과 AI를 활용한 시스템은 최근 실험을 거쳐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운용한다.

스캐너 차량의 가격은 한 대에 1억 5000만 엔(약 15억 원)이다.

이런 첨단장치를 투입하는 것은 보수가 급한 노후시설을 파악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실제 수도고속도로는 노선의 30%가 건설된 지 40년이 지났고, 정밀관리를 요구하는 ‘다리형 도로’가 전체 노선의 80%를 차지한다.

그런데 육안·망치를 이용한 안전검사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아울러 육안검사는 수도고속도로 상에서의 차량통행을 규제해야 하므로 비용도 크다.

2014년 일본 국토교통성은 교량·도로 관리 제언서에서 ‘어느날 돌연 다리가 떨어지고 희생자가 발생해 경제사회가 타격을 받는다. 그런 사태는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표현했다.

앞서 2012년 중앙자동차도로의 야마나시현 사사고터널에서 거대한 천장판이 떨어져 9명이 숨진 사고가 나자, 국토교통성이 노후인프라 위험에 대한 전국적 조사에 돌입했다.

이 터널을 관리하는 중일본고속도로그룹은 작년 사가미하라시에 점검기술력 향상을 위해 기술연수소를 개설, 시설 내에 축조된 다리나 터널을 활용해 현장에 맞는 연수를 하고 있다.

점검에 드론을 사용하는 방법도 연구해 4월 이후는 실용화한다. 해상도가 높은 카메라를 탑재한 드론은 지상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균열도 찾아낸다.

높은 교량의 상판 측면 균열 등도 쉽게 탐지한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일본 전국의 교량 숫자는 73만 곳으로 사사고터널 사고 뒤 작년 3월까지 20만 4000곳의 안전점검을 마쳤다.

이 중 2만 4000곳이 ‘조기 또는 긴급한 보수가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1980년대 미국에서 세운 지 50년이 넘은 교량의 붕괴가 잇따른 바 있다.

일본 교량도 26%가 1955∼1975년에 건설돼 미국처럼 붕괴사고 우려가 있고, 사사고터널 사고가 있었다.

일본의 재정이 악화되면서 한정된 비용으로 사회기반시설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첨단기술을 활용해 현장을 유지·보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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