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영 울산광역시동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임

2016년 12월23일.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 공식 밴드의 창단공연이 있던 날이다. 관객들로 빼곡한 객석에서는 한동안 커튼콜(Curtain Call)이 이어졌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악보만 들여다보느라 어떻게 연주를 했는지 별로 기억도 나지 않지만, 커튼콜의 순간만큼은 강하게 뇌리에 남아 있다.

밴드의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다양한 개성과 생각을 가진 개개인이 한데 모여 함께 행복을 추구하는 민주주의 사회가 이런 모습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연습을 하는 동안 적잖은 갈등이 있었으나 끊임없이 의견을 나누고 종합하여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결국 창단연주라는 목표달성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리더의 존재는 매우 중요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모든 밴드는 리더가 존재한다. 오케스트라로 확장시켜보자.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는 작곡가의 뜻을 무대로 옮기는 사람으로, 곡을 잘 해석해서 그에 따라 다양한 크기와 무게를 가진 여러 종류의 악기들이 제각각 고유의 음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단원들의 영역을 존중하면서도 하모니를 위한 강약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중과 연주자를 하나로 만들어 감동을 엮어내는 것도 지휘자의 중요한 덕목이다.

우리 사회도 유능한 지휘자처럼, 국민 개개인의 개성과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며 민주주의라는 체계화된 시스템에 근간한 조직원리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훌륭한 지도자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극심한 정치적 혼란, 각종 이념 및 세대간 갈등을 통한 사회 불안, 서민생계 불안정으로 인한 경제 파탄 등의 엄청난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시점이기에 더욱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얼마나 많은 귀중한 선택의 시간들을 무관심과 냉소로 흘려보냈는가. 그리하여 얼마나 많은 후회로 소중한 시간들을 낭비했던가. 무심코 투표장에서 받아드는 한 장의 작은 투표용지에는 민주주의를 향한 수많은 목숨과 열망과 탄식이 담겨 있다. 투표참여는 선조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후손들에 대한 당연한 책무이다.

‘침묵의 연주’ 오케스트라에서 심벌즈를 두고 하는 말이다. 몇시간의 공연 중 고작 서너번 등장하는 심벌즈는 계속해서 침묵의 리듬으로 연주하다 클라이맥스의 순간 한번의 울림으로 오스케스라를 완벽하게 포장해준다. 투표는 오케스트라의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는 심벌즈와 같다. 사회라는 큰 오케스트라에서 침묵의 언어로 연주해온 유권자들에게 있어 투표는 민주주의라는 거대한 음악의 완성을 위한 심벌즈 한방이다. 유권자는 세상을 바꾸고 정치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지닌 강력한 주권 행사자이기 때문이다. 올바른 투표를 통해 국민의 의사를 대변할 지도자를 가려냄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김동영 울산광역시동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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