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지지층 끌어안고 TK에 ‘우리가 남이가’…“내주 전략적 행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홍준표 경상남도지사의 대권 행보가 보수 진영에서 탄력을 받고 있다.

황 권한대행에 쏠렸던 보수 지지층의 상당수가 홍 지사에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홍 지사 측은 ‘불출마 수혜주’로 꼽히는 것에 신경 쓰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지지율이 곧 눈에 띄게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진 않았다.

홍 지사 측은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단 우리의 1차 목표는 한국당 후보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고, 다른 관계자도 “시작은 미약하지만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의 1차·2차 컷오프와 본경선을 치르면서 보수 진영에서 세몰이를 하고, 한국당 후보 선출 이후 바른정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거치면 지지율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지사는 첫 단추로 ‘영남권 후보론’을 잡았다. 전체 유권자 중 3분의 1이 영남권에 살거나 영남 출신이며, PK(부산·경남)에서 태어나 TK(대구·경북)에서 자란 자신이 영남권 대표 주자로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홍 지사는 이날 한국당 대선 주자들의 합동연설회인 ‘제19대 대선 경선 후보자 비전대회’에 앞서 대구 지역의 일부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대선 출마 배경 등을 설명하면서 “최근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기대감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당 후보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에야 뒤늦게 선거전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던 점 등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홍 지사는 대구에서 중, 고등학교를 다녔고 집이 서문시장 근처에 있었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의 ‘서문시장 출정식’을 비판한 김진태 의원에 대한 불만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홍 지사는 18일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대구 지역구 의원들도 일부 참석할 예정이다.

홍 지사 측은 “영남을 하나로 묶고, 우파의 단일대오를 이루겠다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다음 주 이후 고비마다 전략적인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그동안 여론조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지지율이 워낙 낮기도 했지만, 각 당 후보들의 구도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박 전 대통령 파면 직후 이뤄진 조사는 다분히 왜곡됐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 불출마 이후 홍 지사가 보수 진영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거론되기 시작하자 반색하는 분위기다.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국당·바른정당 지지층의 고른 지지를 얻고 있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조만간 두 자릿수 지지율로 올라설 것이라는 얘기도 홍 지사 주위 인사들 사이에서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유권자 1천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홍 지사 지지율은 2%를 기록했다.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 선언(15일)을 전후해 이뤄진 조사다.

갤럽은 “황 권한대행 불출마 선언 때까지 응답 완료 인원은 약 540명”이라며 “(이후로는) 황 권한대행 응답이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홍준표 언급이 늘었다”고 밝혔다.

홍 지사에 대한 전체 응답자의 호감도는 12%에 불과했지만, 한국당 지지층만 놓고 보면 호감(53%)이 비호감(43%)보다 많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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