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오는 16일 밤 9시 55분에 특별기획 드라마 〈길모퉁이〉(60분물·2부작)를 방송한다.  중년 여성이 치매에 걸림으로써 가족들에게 준 아픔과 상처, 그리고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리며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게 드라마의 기둥줄거리.  50대 초반의 "경희"(고두심)는 원자력 발전소 연구원인 남편(정욱)과 결혼을 앞둔 큰 딸, 고 3인 작은 딸을 둔 유복한 가정의 평범한 주부다.  그러나 그녀의 의식 속에는 남모르는 피해 의식이 있다.  남편과 시어머니가 가난하고 보잘것없던 그녀를 수십년 동안 철저히 무시해 왔던 것. "경희"는 이 같은 보이지 않는 "학대"를 이겨내기 위해 자식들에게 집착하며결혼 생활을 유지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경희는 딸의 도시락에 반찬을 넣는 것을 깜박깜박 잊어버리는가 하면, 자신도 모르게 옷에다 오줌을 싸곤 한다. 식구들에게 소외를 당하고 있다고 느낄 때마다 한 움큼의 심장약과 각성제를 상습적으로 복용해 온 탓에약물오용으로 인한 치매에 걸린 것이다.  그 뒤 경희는 시어머니를 때리는가 하면, 머리채를 끌고 가 머리를 싹둑 자르는 등갖가지 치매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이런 경희의 모습을 보면서 가족들은 좌절하고, 결국 그녀를 치매요양소에 보낸다.  하지만 둘째딸인 "민영"(고호경)이 학교를 그만둔 채 엄마를 집으로 데리고 와 헌신적으로 돌보기 시작하면서 경희는 점차 치매를 극복해 나간다.  연출을 맡은 신호균 PD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남편, 시어머니, 자식들로부터 철저히 소외당하는 한 중년 여성의 모습을 통해 가부장적인 한국 상황에서 가족 내 "어머니"의 위치를 조명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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