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순삼 울산시 화학신소재담당 사무관

제11회 울산 화학의 날(3월22일) 행사가 뜻깊게 마무리됐다. 울산 화학의 날은 한국경제 근대화 초석을 다진 1968년 석유화학단지 기공식을 기념해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됐다. 우리지역 주력산업의 의미를 부여하고 그 뜻을 깊이 새겨 기업체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의 장 마련을 위한 날이다.

우리는 석유화학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결론을 이야기하면 석유화학산업은 곧 생필품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몸의 70%는 물, 소지품 및 일상의 70%는 석유화학제품으로 되어 있다.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원시인이 아니라면 석유화학제품 없이 살아가는 건 불가능 할것이다. 우리가 먹고 자고 일하고 또 여가를 즐기는 대부분이 석유화학제품이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한다. 왜냐 자동차나 휴대폰처럼 직접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이들 제품을 만드는 기본 소재로 쓰이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 석유화학제품을 고르는 것보다 아닌 것을 고르는 것이 더 빠를지도 모른다. 자동차 내·외장재, 냉장고, 세탁기, 텔레비전, 에어컨, 노트북, 휴대폰 등 전자·통신제품, 카펫, 소파, 버티컬 블라인드 등 건축제품, 농약과 농업용 필름, 어업에 사용되는 부표 및 밧줄, 옷, 칫솔, 스포츠용 공, 육상의 트랙, 수영복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인류의 영원한 꿈인 생명연장을 위한 인공장기 즉 인공신장, 인공관절, 인공혈관, 인공피부, 인공 폐, 인공심장, 인공 눈, 인공 귀, 인공 뼈 등에도 장기나 인체의 면역거부없이 반영구적으로 기능을 유지하게 하는 석유화학 소재가 광범위하게 사용 되는 등 석유화학제품은 우리생활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런 무궁무진한 석유화학산업을 지속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할까? 바로 창의력을 겸비한 인재양성이다. 그런데 창의력은 교육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어려서부터 시스템에서 한번 실패하면 낙오자가 되는 분위기다. 유럽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분위기를 인정한다. 한마디로 자율적이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창의력을 지향하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한국이 선진국의 교육시스템을 배우려고 노력은 많이 하지만 근본적으로 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

첫째, 창의성을 갖추려면 전인교육을 해야 된다. 창의력은 단순히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머리와 가슴과 손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나오는 것이다. 현재의 입시위주 교육은 지적인 면만을 강조한 나머지 특별활동, 예능교육, 덕성교육, 정의 교육 등을 소홀히 함으로써 학생 개개인의 창의적인 생각과 능력을 발휘하기 힘들게 한다.

둘째,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즐겨야 한다. 청소년들은 제각기 받아들일 그릇의 모양과 크기가 다르다. 하루에 지식을 받아야 하는 그 이상을 넘어서지 않아야 하는데 우리 현실은 그렇지않다. 대부분 유럽 국가는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공부에 대해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구구단을 1년 동안 배울 정도다. 부모는 자식을 믿고 천천히 기다려 주어야 한다.

셋째, 청소년 시절에 창의력 향상을 위해서 글 쓰는 것을 많이 해야 한다. 서론, 본론, 결론을 가지고 글쓰기 교육을 많이 하면 자연스럽게 어려서부터 생각이 정리될 수 있다. 학생들에게 마냥 주워 담는 주입식 교육보다는 조금 더 자기계발이 필요한 교육을 시켜야 한다. 포켓몬 고 게임에나 열중하면서 바로 곁에 있는 친구와는 제대로 소통 못하는 우리 청소년들이 걱정스럽다.

넷째, 우리나라 교육 중 가장 큰 병폐 중 하나가 바로 선행학습이다. 초등학생이 중학교 과정을 배우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세상이다. 독일은 선생에 대한 가치와 존엄성은 높으나, 기계식 수업을 하는 선생은 쫓겨난다고 한다.

울산은 한국화학연구원을 비롯한 국가연구소와 UNIST, 한국석유공사, 한국에너지공단 등 에너지 공공기관 유치로 지식기반 도시로의 면모를 서서히 갖추어가고 있다. 여기에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의 전환을 가지고 창의와 열정이 가득한 융합형 인재를 키워나간다면 화학산업이 중심인 울산의 미래는 밝다.

2017년은 울산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는 해다. 울산의 모든 화학산업인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홍순삼 울산시 화학신소재담당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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