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현장에서 처참한 모습의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뒤 이날 수면 위로 처음 떠오른 것은 정확히 1천73일 만이다. MBC 뉴스화면 캡처=연합뉴스

“봐요. 이게 세월호 배래요. 애들이 거기 있던 배래요. 제발 찾아주세요!”

침몰 3년 만에 처음으로 수면 위로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 표면은 녹이 슨 듯 철판 곳곳이 노란 빛깔을 띠고 있었다.

사고해역과 1마일(1.6km) 떨어진 배 위에서 인양 작업을 지켜보던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23일 새벽 TV 화면을 통해 세월호의 모습을 보고는 울음을 터뜨렸다.

이르면 이날 오전 4시께 세월호가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이라는 해수부 발표를 접하고 배 안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가족들은 대부분 갑판에 나가지 않고 인양 관련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거리기에 해가 뜰 때까지 배 안에서 차분하게 기다리려고 했지만, 일부는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몇 차례고 갑판에 나가 망원 카메라 렌즈로 인양 현장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오전 4시께 선체가 물 위로 부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가족들은 육안이나 카메라로 확인할 수 없어 그저 인양이 무사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안도해야 했다.

그러나 오전 5시 37분께 해양수산부가 작업 바지 위에서 촬영한 세월호 선체 윗부분 사진이 TV 화면을 통해 나오자 약속이나 한 듯 말없이 TV를 바라봤다.

배 안에는 정적 사이사이로 한숨이 터져 나왔고 이내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단원고 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씨와 허다윤양 어머니 박은미씨는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한참을 목놓아 울었다.

이씨는 몇 번이고 “이게 세월호 배래요. 제발 찾아주세요”라며 3년 가까이 세월호에서 돌아오지 못한 9명의 실종자를 꼭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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