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이틀 만에 자수…‘묻지마 피습’ 60대 흑인 사망

▲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 제임스 해리스 잭슨.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백인 우월주의자가 흑인을 흉기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뉴욕경찰국(NYPD)의 윌리엄 오브리 형사반장은 “흑인을 공격할 목적으로 메릴랜드주 출신 백인 남성이 지난 20일 밤 11시께 맨해튼에서 흑인 남성을 흉기로 공격했다”면서 “용의자는 현장에서 도망쳤다가 오늘 자수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용의자는 제임스 해리스 잭슨(28)으로, 당시 쓰레기통을 뒤지던 티모시 코프먼(66)의 가슴과 허리를 66㎝ 길이의 칼로 찔렀다.

코프먼은 피를 흘리며 비틀거리면서 가까운 경찰서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용의자 잭슨은 22일 오전 “내가 바로 당신들이 찾고 있는 그 사람”이라며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경찰서에 자수했다.

피해자가 숨진 지 24시간 남짓 지난 시점이다.

그는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숨겨둔 장소도 털어놓았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거주하는 잭슨은 지난 17일 버스를 이용해 3시간가량 떨어진 뉴욕에 도착했다.

맨해튼 중심부의 한 호텔에서 며칠 머물면서 범행 대상을 꾸준히 물색했다고 경찰 당국은 전했다.

거리의 감시카메라에는 잭슨이 다른 흑인들에게 접근하는 모습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뉴욕 맨해튼을 범행 장소로 선택한 일종의 ‘원정 살인’인 셈이다.

NYPD 오브리 반장은 “잭슨이 뉴욕까지 온 이유는 언론 때문”이라면서 “그가 언론 앞에서 발표하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오브리 반장은 “공격 대상은 무작위적으로 고른 것”이라면서 “인종적인 이유였던 것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잭슨의 노트북컴퓨터에 있는 발표문엔 뉴욕 흑인에 대한 임박한 공격과 관련된 정보가 담겨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흑인들에 대해 10년 이상 증오의 감정을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성명을 내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참사”라며 “뉴욕의 포용성과 다양성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잭슨은 미 육군에 입대해 4년간 복무한 뒤 2012년 전역했으며, 아프가니스탄과 독일에 파병된 경력도 있다.

그는 살인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한편, 피해자 코프먼은 트위터에 캔과 병 재활용가이자 유명인 사인 수집가로 자신을 소개하고, 유명인사와 찍은 사진도 여러 장 포스트했다.

마리화나 소지,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11번 체포된 경력이 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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