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생환 울산 동구의회 의원

따사로운 햇살 아래 대왕암 울창한 곰솔나무 숲과 아름다운 해안선을 보기 위해 여느 때보다 많은 주민들이 찾고 있다. 오토캠핑장과 미로공원은 주민들의 사랑받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고, 어린이테마파크 사업은 한창 진행 중이다. 그런데 개발의 첫삽으로 시작한 대왕암공원내 연수원 이전은 아직도 해결의 기미를 찾을 수 없다.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교육연수원 이전과 관련한 교육청과 동구청의 입장에 대해 많은 주민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 다들 아는 것처럼 교육연수원 이전 문제는 동구가 대왕암공원 개발계획에 의해 먼저 요구한 것이다. 이후 여러명의 구청장과 교육감이 바뀌었지만 동구청은 일관되게 교육연수원의 동구내 이전을 요구하면서도 교육청과 합의점을 찾지 못해 아직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왕암공원 관련 보도를 보면 안타까움이 먼저 앞선다. 동구청은 교육청이 요구하는 부지에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다며 용역까지 마치고, 교육청은 이곳을 연수원으로 사용하려고 용역을 준다는 기사가 났다. 마치 두 단체장이 서로 몽니를 부리는 것 같아 더욱 안타깝다. 교육청의 입장에서 보면 더 좋은 공간에 연수원을 유치하고 싶은 마음은 백번 이해가 된다. 동구청의 마음도 똑같이 이해가 된다.

중요한 것은 교육감이 되면서, 구청장이 되면서 두 단체장이 연수원 이전 부지를 동구에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했다는데 있다. 두 단체장이 공약을 지키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공약의 전제 조건은 연수원을 이전하는 것이다. 무조건 동구내 연수원 유치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교육청이 요구하는 연수원 위치가 적절하지 않으면 동구외 유치도 조심스럽게 타진해 봐야 한다. 동구청도 이런 상황에서 교육청의 의도를 정확히 알아야한다. 그런데 서로의 의중을 숨기고 있어 협상의 테이블조차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작금의 사태를 보면 두 단체장이 서로 감정싸움하는 것으로 주민들에게 비춰지고 있다. 누가 봐도 서로가 조금만 양보하면 연수원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이는데 해결의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는 것은 대화와 협상에 진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교육감과 동구청장이 만나고 협의하면 연수원 이전문제는 어려운 사안이 아니다. 서로의 생각과 입장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먼저 손을 내밀어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교육감과 동구청장은 각자의 고집에 앞서 무엇보다 주민들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주민들에게 가장 큰 행복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가진다면 교육청의 양보가, 동구청의 양보가 주민을 위한 정치가 되는 것이다. 아주 간단한 해결책에도 각자 고집만 내세워 연수원 이전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하면 두 단체장은 주민대표로 있을 자격이 없다. 연수원 이전문제는 진정성있게 먼저 손을 내밀고 협상을 요구하는 사람이 이기는 싸움이다. 양보와 포용이 이긴다는 것을 두 단체장은 명심해야할 것이다.

이생환 울산 동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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