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의 카드로 2명 이상 결제시 1명만 환승 가능

▲ 현재 울산의 시내버스는 2명 이상이 탑승할 경우 카드 한 장으로 운임을 결제할 수는 있지만 환승할 경우 혜택은 한 명에게만 적용되고 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본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한장의 카드로 2명 이상 결제시 1명만 환승 가능
서울·인천 등 수도권은 2007년부터 ‘다인환승’ 시행
시 “단말기 시스템 안정화 후 마이비와 조율” 밝혀

#울산 남구 옥동에 사는 주부 김모 씨는 지난 주말 초등학교 5학년인 딸과 함께 시내버스를 탔다가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자신의 교통카드로 2인 요금을 결제한 뒤 목적지로 가기 위해 환승하다가 본인만 환승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는 결국 딸의 요금을 별도로 결제하고 환승했다.

울산지역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에 다인승 환승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아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다인승 환승은 2명 이상의 요금을 한 장의 교통카드로 결제한 후 이 카드를 이용해 해당 인원이 환승 혜택을 받는 시스템을 말한다.

현재 울산의 시내버스는 2명 이상이 탑승할 경우 카드 한 장으로 운임을 결제할 수는 있지만 환승할 경우 혜택은 한 명에게만 적용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통카드를 소지하지 않은 초등학생을 동반한 부모나, 친구를 대신해 요금을 결제하는 경우가 잦은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울산으로 이사온 시민들은 다인승 환승 혜택을 누리다가 달라진 환경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는 지난 2007년부터 다인승 환승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면서 정작 이용자의 편의 제공에는 소홀한 울산시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다.

시 측은 다인환승에 대한 민원이 거의 없고, 다인환승을 허용하면 버스업계에 추가로 환승요금을 보전해줘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고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들어냈다.

하지만 시는 본보가 교통카드단말기 시스템을 운영 중인 (주)마이비 측과의 취재 이후 다인승 환승 문제는 시와 버스운송조합, 마이비 3자의 입장이 모두 중요한 만큼 교체된 단말기의 안정화 시기가 끝나면 적극적으로 조율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 측은 “지난 2015년 말 마이비에 다인승환승 시스템 도입을 위한 단말기 프로그램 개발 검토를 요청한 바 있다”며 “하지만 당시 마이비 측이 2016년 3월 단말기 교체에 들어가고, 이후 단말기 교체에 따른 안정화 기간을 거쳐야 하는 만큼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답변을 들어 추진을 미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마이비 측은 “한 달 이내에 시스템 안정화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울산시와 울산버스운송조합이 협의를 끝낸 뒤 협조를 요청한다면 무상으로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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