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공정별로 소요되는 시간이 정부가 당초 밝혔던 것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수중 작업인 만큼 변수가 많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기상 상황보다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데서 장애물이 튀어나온 영향이 커서 준비가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해양수산부는 기자들에게 공정별 소요 시간을 정리해 제공한 바 있지만 실제 공정이 끝나고 나서 보면 맞는 부분이 별로 없다.

일례로 해수부의 자료에는 시험인양 후 세월호 선체를 수면 위로 13m가량 들어 올리는 데 0.5일이 걸린다고 적혀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1.5일 이상이 소요됐다. 세월호 선체와 잭킹바지선의 도르래 형태 구조물이 부딪히는 ‘간섭현상’이 발생한 데다 좌현 선미 램프가 열린 채 발견돼 절단 작업을 병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또 해수부는 잭킹바지선에 묶인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해 ‘도킹’하는 데만 1.5일이 걸린다고 밝힌 바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는 이를 7시간 만에 완료했다.

이 공정을 빠르게 진행한 것은 24일 자정으로 끝나는 소조기를 넘기기 전에 반잠수선 위에 세월호를 올려놓아야 하는데, 앞서 수면 위 13m로 들어 올리는 단계에서 돌발요인으로 인해 시간을 지체했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각 공정을 연속으로, 혹은 동시에 진행하면 시간이 훨씬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일각에서는 소조기에 맞추느라 급박하게 공정을 진행해 미수습자 유실이나 사고 원인 규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김성훈 전 조사관은 전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미수습자 수습, 사고원인 조사, 사후 활용 문제 등 인양의 목적에 부합하는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오직 목포신항에 세월호를 거치하겠다는 목적만 갖고 속도전으로 이뤄지는 것 같다. 졸속으로 진행돼 우려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선행 공정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세월호의 배수와 잔존유 배출 작업도 3일 이내에 끝나 28일 목포신항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해수부는 27일 언론 브리핑과 장관 간담회를 통해 세월호가 30일 전후로 출발하고 다음 달 5∼6일께 목포신항 철재부두에 거치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반잠수선 선미 갑판에 설치된 날개탑(부력탱크) 6개 중 4개가 향후 목포신항 거치 단계에서 장애물이 될 수 있어 제거해야 해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원래 일정대로라면 시험인양을 시작하고 목포신항에 육상 거치하기까지 12.5일이 걸려야 하지만 실제로는 14∼15일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은 “서두르다 실패하는 것보다는 안전하게 인양하는 것이 낫다”며 “혹시 작업이 늦어지면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긴 하지만 인양단이 잘 해결할 것으로 믿고 기다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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