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디스크 증상과 치료

▲ 김대진 울들병원 신경외과 전문의가 퇴행성디스크로 병원을 찾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척추뼈 사이서 충격흡수 연골조직
나이 들면 수분함량 줄어 제역할 못해
일상생활 지장 없지만 주기적으로 통증
따뜻한 물로 찜질 증상호전 일시적 도움
최근엔 안전하고 간단한 주사요법이 각광
자전거·수영 등으로 허리근육 강화가 최선

울산에 사는 주부 최모(55)씨는 지난해부터 허리통증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특별히 무거운 걸 들거나 몸을 무리하게 쓴 적이 없는데도 최씨에게 간헐적으로 통증이 찾아왔다. 그러던 중 지난 설에 제사음식을 준비하느라 평소보다 몸을 많이 움직인 최씨는 결국 허리통증으로 앓아눕게 됐다. 막상 일을 할 때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지만 명절이 지나고부터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최씨는 ‘퇴행성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았다. 퇴행성디스크는 나이가 들면서 우리 몸에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질환으로, 제때에 알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나이 들면 디스크 수분함량·탄력 떨어져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리통증이 생기면 ‘내가 디스크에 걸렸나’라고 생각한다. 이런 질병으로써 디스크는 크게 디스크(추간판)탈출증과 퇴행성디스크 두 가지 종류가 나뉜다.

원래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해주는 특수한 연골조직이다. 건강한 디스크는 수분함량이 높고 탄력이 뛰어나지만 나이가 들수록 디스크 내부의 수분함량이 줄어들고 탄력은 떨어지는데, 이를 퇴행성디스크라고 한다.

흔히들 ‘디스크에 걸렸다’라고 표현하는 디스크탈출증의 경우 튀어나온 디스크가 다리신경을 압박한다.

허리통증 보다는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고, 아픈 증상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퇴행성디스크는 디스크 높이만 낮아질 뿐 디스크가 튀어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리통증은 거의 없고 허리통증만 나타난다.

또 디스크탈출증 환자는 무거운 물건을 아예 들 생각조차 못하지만 퇴행성디스크 환자는 어지간히 무거운 물건도 잘 들 수 있다. 하지만 그날 저녁 또는 그 다음날부터 서서히 허리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통증은 며칠간 지속되고 더욱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김대진 울들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퇴행성디스크 환자들은 이러한 경험을 수차례 반복하게 되면서 아예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힘쓰는 일을 꺼리게 된다.

이 때문에 힘쓸 일이 있으면 적당한 핑계로 피하게 되고,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속사정을 모르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꾀병을 부린다는 억울한 오해를 받기도 한다”며 “또 특별히 허리를 무리하게 쓴 일이 없는데도 일년에 서너차례씩 극심한 허리통증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척추질환을 확인하는 다양한 영상검사방법이 있지만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는 MRI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MRI검사에서 건강한 디스크는 흰색으로 보이지만 퇴행성 디스크는 검게 보이기 때문에 ‘블랙 디스크’라고도 한다. 또한 건강한 디스크는 높이도 높은 반면 퇴행성디스크는 퇴행성변화가 심할수록 높이가 낮아진다. 이렇게 높이가 낮아진 디스크는 X-레이나 CT검사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운동으로 허리근육 강화하는 것이 좋아

퇴행성디스크로 인해 허리통증이 나타날 때는 휴식을 취하고 따뜻한 물로 찜질하는 것이 증상호전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시술 등을 통해 신속하게 통증을 해결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사치료법 중에서 가장 최근에 개발된 것은 ‘CT유도 미세신경자극치료술’이다. 이 주사치료법은 실시간 CT영상으로 확인하면서 주사바늘의 끝을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 가까이까지 위치시킨 다음 약물을 주사하는 방법으로, 기존의 통증주사와 비교해 훨씬 안전하고 효과가 뛰어나다.

시술법으로는 디스크내열치료술이 있다. 디스크내열치료술은 특수바늘을 퇴행성디스크 내에 삽입한 다음 열을 가해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을 치료한다.

김 전문의는 “주사치료나 시술법은 전신마취에 대한 부담이 없어 고령환자나 성인병 환자도 안전하게 시술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며 “바늘을 이용한 시술로 흉터가 없고 허리근육도 손상시키지 않는다. 시술시간도 20~30분 정도로 짧아 입원하지 않고 시술을 받은 후 곧바로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퇴행성디스크는 인체의 노화작용의 한 현상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한 번 수분이 빠진 디스크는 다시 좋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상생활 중에 습관을 개선하거나 운동을 통해 퇴행성 변화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 전문의는 “회식자리에서 양반다리로 바닥에 장시간 앉아있는 것은 의자에 앉는 것보다 훨씬 더 허리에 부담을 많이 주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하는 수 없이 바닥에 앉아야 될 경우 방석을 두겹으로 접어 엉덩이를 높게 앉는 것이 도움된다”며 “하지만 퇴행성디스크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전거나 수영을 통해 허리근육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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