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배경으로 한 공포영화...국내서는 이색 장르에 속해
김윤진 1인2역 소화해 주목...내달 5일 극장서 관객 만나

▲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시간 위의 집’이 4월5일 개봉한다. 사진은 영화의 한 장면.

1992년 비가 내리던 어느 날, 2층짜리 한 저택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남편(조재윤)은 칼에 찔려 숨져 있고, 아들은 핏자국만 남긴 채 감쪽같이 사라졌다.

사건 현장에 있던 가정주부 미희(김윤진)는 남편과 아들을 살해한 범인으로 몰린다. 25년의 수감 생활 후 가석방된 미희는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원래 살던 집으로 돌아간다. 미희는 “그들이 우리 아들을 데려갔다”는 말만 반복하고, ‘그들’이 아직도 집에 있다고 말한다.

미희를 도우려는 최 신부(옥택연)도 그 집에 무엇인가가 있다고 확신하고 미희를 대피시키려 한다.

도대체 25년 전 그날,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영화 ‘시간 위의 집’은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표방한다. 등장인물들이 거대한 저택을 배경으로 악령과 같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겪으며 공포를 느끼는 하우스 호러는 할리우드에서는 단골 장르지만, 국내에서는 이색 장르에 속한다.

영화는 1992년과 2017년 현재를 교차해 보여주며 퍼즐을 맞춰나간다. 이 과정에서 집에 존재하는 ‘그들’을 찾기 위해 무당이 신 내림을 시도하는 장면이나, 스크린이 암전된 상황에서 ‘그들’의 목소리만 들리는 장면 등 관객들의 심장을 쪼그라들게 할 만한 장면도 제법 나온다.

특히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은 공포와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긴 복도와 다다미방, 지하실 등을 갖춘 미희의 저택은 마치 미로처럼 구성돼 있어 당장에라도 무언가 튀어나올 것 같은 음산한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살고 있다’는 가정만으로도 가장 행복하고 안전한 공간이어야 할 집은 지옥 같은 공간으로 바뀐다.

영화는 상당 부문 김윤진의 연기에 기댄다. 김윤진은 젊은 미희와 노인이 된 미희까지 사실상 1인 2역을 소화해냈다. 전작 ‘국제시장’에서도 노년을 연기한 적이 있지만, 이 작품에서는 후두암에 걸린 미희를 표현하기 위해 쉰 목소리를 내는 등 남다른 노력을 했다.

김윤진은 28일 시사회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그동안 다양한 영화에서 모성애 연기를 했지만, 이 작품 속 미희의 모성애는 신의 선물로 이뤄진 모성애”라며 “사랑이 한 사람의 운명도 바꿀 수 있다는 묵직한 주제가 담긴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스승의 은혜’(2006) 등으로 스릴러 호러 장르에 강점을 보여온 임대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검은 사제들’(2015)의 장재현 감독이 각본을 맡았다. 4월5일 개봉.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